소상공인 84.3% “빚 있다”… 평균 1억1364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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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11일 03시 00분


이자만 月 94만원 물어

A 씨 부부는 식당 일용직으로 일하며 모은 4000만 원에 사채업자 B 씨에게서 투자받은 1000만 원을 보태 작은 횟집을 운영하기로 했다. 꿈에 부풀어 개업을 준비했지만 B 씨는 갑자기 “돈을 돌려달라”며 말을 바꿨다. 성화를 이기지 못한 A 씨는 1000만 원을 일수 대출로 바꿔 갚아 나갔다. 그러나 연체할 수밖에 없었고, A 씨 부부는 결국 원금 4000만 원 중 10원도 못 건지고 B 씨에게 가게를 통째로 넘기고 말았다.

10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소상공인 부채 상황 조사’ 자료를 내면서 함께 공개한 사례 가운데 하나다. 중기중앙회는 “조사 결과 자영업자 10명 중 8명이 빚을 지고 있으며, 부채가 있는 소상공인 10명 중 7명은 원금 상환은 엄두도 못 내고 이자만 겨우 갚고 있는 걸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전국 소상공인 3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 84.3%가 부채가 있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이들이 빌린 돈은 평균 1억1364만 원이며, 사업체당 월 94만 원의 이자비용을 물고 있었다. 소상공인의 월평균 순이익이 149만 원임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준이다.

또 빚이 있다고 답한 자영업자 241명 중 62.2%는 “원금은 갚지 못하고 이자만 내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8.3%는 “돌려막기로 이자만 커지고 있다”고 답했다. 원금을 갚아 나가고 있다는 응답자는 29.5%에 그쳤다.

강삼중 중기중앙회 소상공인지원단장은 “소상공인들이 극심한 매출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일부는 불법사채를 빌려 쓰는 궁지로 내몰리고 있다”며 “소상공인을 위한 금융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금융#은행#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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