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이틀 연속 하락하며 1,950 선마저 내주고 말았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커지는 등 계속되는 유럽 위기에 1,940 선까지 위협받았지만 중국 무역지표의 호조 덕분에 가까스로 하락폭을 줄여 전날보다 5.37포인트(0.28%) 내린 1,944.92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투자가들은 이날도 매도세를 이어갔다. 외국인의 ‘팔자’ 행진은 벌써 7거래일째로 그동안의 총 매도물량은 1조6700억 원어치에 이른다. 그리스와 프랑스 선거 후폭풍으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다시 커지면서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이탈이 가속화하는 양상이다. 옵션만기일이란 점도 증시를 끌어내리는 요인이 됐다. 우려했던 ‘물량 폭탄’은 없었으나 최근 상황과 맞물리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는 평가다.
문제는 역시 유럽이다. 그리스에서는 이번 총선에서 연립여당의 패배와 2차 구제금융 조건 파기를 주장하는 진보좌파연합(시리자)의 부상으로 혼란이 일어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0일(현지 시간) 애널리스트와 트레이더, 투자자 등 전문가 125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예상한 응답자가 57%에 이르렀다. 9일 스페인 국채 10년물 금리도 심리적 마지노선인 6%를 다시 웃돌아 불안감을 키웠다.
전문가들은 1,950 선도 무너진 만큼 지수 하단을 1,900 선까지 열어 놓을 필요는 있지만 지나치게 우려할 것까지는 없다고 조언했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유럽의 정치적 리스크는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프랑스와 독일 정상이 만나는 등 위기 해결 노력이 진행 중이고 유럽 변수 외에는 증시가 크게 하락할 요인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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