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사흘 연속 하락하며 1,920 선 밑까지 주저앉았다. 그리스의 연립정부 구성 실패 등 유럽 국가들의 정치 불안이 지속되고 미국 경기 회복마저 지지부진하자 세계 증시가 지난해 8월 위기 상황 때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11일 서울 증시에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27.80포인트(1.43%) 급락하며 1,917.13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1,910대로 떨어진 것은 올 1월 29일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외국인들은 이날을 포함해 8거래일째 ‘팔자’에 나서며 총 1조8000억 원을 순매도했다. 전날 약 1000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코스피를 떠받친 기관투자가들도 이날은 순매도로 돌아서 하락폭이 커졌다. 글로벌 증시가 불안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인 JP모건이 파생상품 거래에서 20억 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손실을 봤다는 악재까지 겹쳐 전반적으로 투자심리가 불안했다.
코스피의 하락세가 두드러진 것은 재정위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유럽의 불안한 정치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한 탓이다. 특히 유럽 재정위기의 진원지인 그리스가 연립정부 구성에 난항을 겪으면서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자 추가적인 하락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프랑스에 좌파 정권이 들어서는 등 유럽이 재정위기의 틈을 타 좌경화하는 경향도 글로벌 경제에는 부담이 되고 있다. 새로운 뇌관으로 떠오른 스페인 은행권의 부실 문제도 골칫거리다. 이런 악재들은 긴축을 통해 유럽 위기를 풀어가려는 ‘신(新)재정협약’ 실행의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초 상승 흐름을 보이던 미국 경기지표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는 것도 글로벌 증시에는 상당한 악재다. 국내 증시 내부적으로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일부 대형주에만 돈이 몰리고 나머지 대부분의 중소형주는 소외되는 양극화 현상으로 증시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다음 주로 예정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신임 대통령의 회동에서 재정긴축 기조 방침이 유지되면 유럽 재정 문제에 대한 우려가 다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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