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와 함께 연례 한중일 3국 정상회의에 참석해 3국간 FTA 협상을 연내 개시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회의 당일 채택되던 공동 선언문은 일본 측이 FTA 협상 즉각 개시를 주장하는 바람에 발표가 무산됐다.
3국 통상장관은 이날 정상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지식재산권 보호와 투자 자유화, 내국민·최혜국 대우를 부여하는 내용을 담은 투자보장협정서에 서명했다.
이 대통령은 출국에 앞서 중국중앙(CC)TV와의 인터뷰에서 한중 FTA와 관련해 “(농산물, 중소기업 제품 등) 민감 품목을 양해할 수 있으면 2년 내에 (타결)되는 게 어렵지 않다”고 내다봤다. 한중 정부는 개성공단을 한국 원산지로 인정하는 것을 FTA 협정문에 명기하는 것을 논의하기로 했다. 한미, 한-유럽연합(EU) FTA 협정에는 ‘발효 후 1년 뒤 논의한다’고만 돼 있다.
3국 투자보장협정을 통해 한국 기업은 △상대국 정부의 국유화 결정에 따른 손실을 합리적인 방법으로 보상받고 △당사자 간 협의로 분쟁 해결이 안 될 때 중재절차를 거칠 수 있게 됐다고 청와대 측은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협정에 담긴 투자자·국가소송제(ISD)는 일각에서 폐기를 주장한 한미 FTA상의 ISD와 거의 동일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북한의 도발 억제를 위해 보다 효과적인 방안을 새롭게 강구할 때가 됐다고 했다”며 “이를 위해 3국이 보다 긴밀히 협력할 것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원 총리는 한중 정상회담에서 “북한은 민생에 주력해야 한다. 북한이 올바른 길에 접어들도록 잘 인도해야 한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그러나 원 총리는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을 보는) 냉전적 사고를 버려야 한다. 인내심을 갖고 선의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청와대 측은 “중국이 북한의 올바른 선택을 강조하면서도 자국이 의장국으로서 동맹국인 북한을 공개리에 비판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노다 총리는 한일 정상회담에서 ‘군 위안부’라는 표현을 쓰지 않은 채 “양국이 지혜를 모아 (과거사 문제를) 풀어가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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