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가 유로존에서 탈퇴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탈리아 은행들의 신용등급이 강등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유럽 미국 아시아 증시가 차례로 급락한 가운데 코스피도 1,900 선이 무너졌다.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두드러지면서 미국 국채 값은 급등했고 원-달러 환율은 1월 중순 이후 처음으로 1150원을 돌파했다(원화 가치는 하락).
15일 서울 증시에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14.77포인트(0.77%) 하락한 1,898.96으로 마감해 1월 18일(1,892.39) 이후 처음으로 1,900 선 밑으로 떨어졌다. 외국인들은 이날 1697억 원어치를 팔아치우는 등 이달 들어 하루도 빠짐없이 10일째(거래일 기준) 순매도 공세를 이어갔다. 외국인들은 5월에만 총 2조1726억 원어치의 주식을 내다팔았다.
이에 앞서 14일(현지 시간) 영국(―1.97%) 프랑스(―2.29%) 이탈리아(―2.74%) 등 유럽 주요국 증시가 큰 폭으로 떨어졌고, 이어 열린 미국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도 1% 가까이 하락했다. 일본과 중국 등 주요 아시아 증시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인 것은 지난 주말 그리스가 연정 구성에 실패하면서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부각된 가운데 이탈리아 스페인 등 인접국으로 재정위기가 확산될 조짐을 보인 데 따른 것이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이날 이탈리아 26개 은행의 신용등급을 강등했고, 스페인은 은행권의 재무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적으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높아지면서 미국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올 들어 최저치(채권 값은 최고치)인 1.78%로 떨어졌다.
한편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을지로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한국개발정책학회에 참석한 직후 기자들을 만나 “금융시장이 유럽의 정치 리스크에 과민하게 반응하고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으로 비치면서 한때 1156원을 기록하던 환율은 상승세가 다소 꺾였다. 결국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90원 오른 1154.10원으로 마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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