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취업자 증가 규모가 45만5000명으로 7개월 연속 국내 일자리가 40만 개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가운 일이긴 하지만 유럽 재정위기의 영향으로 경제성장률 하락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일자리가 늘어나는 명확한 원인을 설명하기 어려워 정부 안에서조차 ‘고용 미스터리’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통계청이 16일 내놓은 ‘고용동향’ 자료에 따르면 4월의 전체 취업자는 2475만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5만5000명 증가했다. 지난해 10월(50만1000명) 이후 7개월 연속으로 40만 명을 넘긴 것이다. 고용률은 59.7%로 19개월 연속으로 상승해 60%대 진입을 눈앞에 뒀으며 실업률은 3.5%로 작년 동월 대비 0.2%포인트 하락했다.
정부의 무상보육정책으로 보육교사가 늘고 장기요양보험 확대로 복지 일자리가 증가한 영향으로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의 일자리가 작년 같은 달보다 11만1000명 늘었다. 또 교육서비스업(8만4000명), 도소매업(8만1000명),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5만6000명), 숙박·음식점업(5만3000명) 등 서비스업 분야의 일자리도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7개월 연속 취업자가 40만 명 이상 증가한 것은 2002년 이후 처음 있는 일로, 최근 한국 경제의 고용 추세에서 크게 벗어난 것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성장률 1%포인트당 일자리 창출은 2000년대 초반 10만 개 수준에서 2005년경부터 6만∼7만 개 수준으로 하락한 뒤 회복하지 못하다가 지난해 말부터 급상승했다. 취업자 증가율을 경제성장률로 나눈 ‘고용탄성치’ 역시 최근 들어 10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재정부 관계자는 “유럽 재정위기의 영향으로 올해 성장률이 3%대 중반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데도 40만 개의 일자리가 생긴다는 건 설명하기 힘든 현상이어서 원인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고용 미스터리의 원인으로 가장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다.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가 대거 창업에 나서면서 본인과 주변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다는 설명이다.
일자리 수 증가가 계속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만만찮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수석연구위원은 “정부 복지예산 증가가 일자리 확대의 가장 큰 원인이며 4월의 제조업 취업자는 작년 동월 대비 8만 명 줄어든 상황”이라며 “일자리 증가가 오래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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