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소다·에쎄·비타500의 공통점은?

  • Array
  • 입력 2012년 5월 18일 07시 00분


■ ‘틈새시장’ 노렸다가 대박난 마케팅 사례

안데르센의 동화 ‘미운 오리새끼’에 등장하는 오리는 못생겨서 다른 오리들에게 구박을 받지만 나중에 아름다운 백조로 변신해 부러움을 산다. 지금은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처음 출시할 때만 해도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미운 오리’ 취급을 받던 상품들이 있다. 당초 출발할 때는 틈새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잡았던 콘셉트가 소비자를 사로잡으며 새로운 마케팅 성공신화를 기록한 상품들을 짚어 봤다.

# 데미소다…‘탄산이냐, 과즙이냐’ 절묘한 줄타기

1991년 탄산음료와 과즙음료가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는 음료시장에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개념의 상품이 등장했다. 바로 동아오츠카에서 출시한 ‘데미소다’였다.

데미소다는 당시까지 볼 수 없던 ‘저탄산과즙음료’를 표방했다. 과즙음료에 탄산을 가미한 이른바 ‘융합의 음료’였던 것이다.

데미소다가 등장하자 업계에서는 콜라, 사이다 등 톡 쏘는 강력한 풍미를 강조하던 기존 탄산음료 시장에서 은근한 자극의 ‘저탄산과즙’이라는 생소한 음료가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논란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데미소다는 1993년 ‘데미소다 애플’ 발매와 동시에 500억원 가까운 연 매출을 올리는 등 지금까지 효자종목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 에쎄…담배 ‘슬림형’ 한계 극복…판매량 1위

가느다란 수퍼슬림 담배인 ‘에쎄’가 시장에 처음 나온 것은 1996년. 당시 담배하면 도톰한 레귤러형을 떠올리던 시기였다. 에쎄가 나올 때만 해도 수퍼슬림 담배의 시장점유율은 불과 1% 미만이었다.

그런데 출시 이후 국내 애연가들 사이에서 “수퍼슬림이 레귤러에 비해 건강에 덜 해로울 것”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중년층 남성을 중심으로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아 나갔다.

에쎄를 생산하는 KT&G 역시 시장의 흐름을 간파하고 발 빠르게 움직였다. 2000년대에 들어 브랜드 관리시스템을 적극 도입하는 한편 저타르와 프리미엄 확장 브랜드를 출시했다.

그 결과 2003년 에쎄는 국내 담배시장에서 판매 1위에 올랐고, 지금까지 굳건히 최고의 위치를 지키고 있다. 현재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40여 개 국으로 수출되는 에쎄는 3월말 해외 판매 1000억 개비를 돌파하기도 했다.

# 비타500…‘마시는 비타민’의 성공시대

2001년 첫 선을 보인 광동제약의 ‘비타500’은 지금까지 40억병 이상 팔린 장수히트 상품이다. 현재 비타민 음료시장에서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월 평균 3000만 병 가량이 팔린다.

지금은 비타민 음료의 ‘제왕’이 되었지만 태어날 때부터 ‘왕자’ 대접을 받은 것은 아니다. 비타500이 처음 시장에 나오던 때만 시절만 해도 비타민은 알약이나 과립형태로 섭취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마시는 비타민’을 과연 소비자들이 순순히 받아들일 것인가는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웠지만, 비타500은 출시하지마자 ‘비타민C 500g 함유’라는 마케팅 메시지를 소비자에게 각인시키며 성공을 거뒀다.

여기에 걸그룹 소녀시대를 광고모델로 기용하는 등 젊은 고객층을 끌어들인 것도 성공의 요인으로 꼽힌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트위터 @ranbi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