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육업계는 시장의 급격한 변화에 직면했다. 정부 방침에 따라 2015년부터 초중고교에 디지털 교과서가 도입되고 이를 바탕으로 스마트러닝이 확대될 예정이다. 교육전문가들은 “각 교육기업의 대응 방식에 따라 수년 안에 교육업계의 판도가 달라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재능교육이 지난해 5월 4일 ‘재능아카데미’를 ‘재능e아카데미’로 바꾼 이유도 최근의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15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 재능교육 사옥에서 하동근 재능e아카데미 사장을 만났다.》 ○ 디지털 콘텐츠+스스로펜… “융합비즈니스 모델로 승부”
“학생들이 디지털 교과서로 공부하는 3년 뒤에는 현재의 학습지는 오프라인 서비스 형태로 사업을 이어가기 어렵습니다.”
하 사장은 향후 교육시장의 변화를 ‘디지털교육 혁명시대’로 정의했다. 그는 “단순히 기존의 콘텐츠를 디지털화하는 정도로는 경쟁력이 없다”면서 “학습은 물론 회원, 교사, 매출관리 등까지 활용할 수 있는 모바일 플랫폼을 만들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재능교육에 입사한 하 사장은 iMBC 대표이사 시절에 방송 콘텐츠를 인터넷 주문형비디오(VOD)나 모바일 콘텐츠로 바꿔 수익모델을 만들고 디지털 콘텐츠를 유통하는 일을 총괄했다. 이 경험을 토대로 재능e아카데미에서 재능교육 콘텐츠의 디지털화 작업을 지휘하는 동시에 최고전략책임자(Chief Strategy Officer)로 그룹 내 스마트러닝 사업 분야를 이끈다.
재능교육이 최근 출시한 ‘스스로펜 2.0’은 재능교육의 대표적 스마트러닝 제품이다. 볼펜 모양에 스피커가 달린 형태의 제품으로 재능교육의 교재를 스스로펜에 달린 광학인식 렌즈로 읽으면 원어민 발음이나 설명을 들을 수 있는 학습도구다. 이번에 출시된 2.0은 약 10만개가 판매된 1.0보다 한 단계 발전한 제품이다.
하 사장은 “스스로펜 2.0은 재능교육의 콘텐츠를 활용한 융합비즈니스 상품”이라면서 “앞으로 무선 근거리통신(블루투스), 전자필기와 수식계산 기능 등을 포함한 3.0과 4.0 버전도 출시하며 재능교육의 콘텐츠와 함께 학습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 “디지털 기술 발전해도 학습의 본질은 아날로그”
스스로펜 2.0은 디지털과 아날로그적 요소를 함께 갖춘 ‘디지로그(Digilog·Digital+Analog)’형 제품이다. 특히 친숙한 볼펜 모양 디자인에 간단한 조작만으로 결과를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들어 유·초등생에게 최적화됐다.
하 사장은 “기술이 아무리 디지털화해도 학습 내용을 아날로그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면서 “인지능력이 발달하는 미취학 아동이나 초등 저학년 학생은 컴퓨터같이 조작이 복잡한 전자기기를 학습도구로 활용하면 학습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스스로펜 2.0은 기존 1.0 제품을 사용하면서 불편한 부분을 기술적으로 보완했다. 먼저 아이들이 좀 더 손에 쥐기 쉽도록 크기를 줄였다. 스피커의 위치도 제품 위쪽으로 옮겼고, 손잡이 부분의 조작버튼을 없애서 오작동률을 크게 줄였다. 인식렌즈도 일체형으로 바꿔 잔 고장을 줄였다.
2.0은 기존 스스로펜 기능에 스티커북 기능과 발음 비교 기능이 추가됐다. 스티커북 기능을 활용하면 별도의 스티커에 자신이 원하는 내용을 음성으로 저장하고 원하는 곳에 붙일 수 있다. 스티커를 스스로펜으로 읽으면 언제든 해당 내용을 다시 들을 수 있다. 문장뿐 아니라 그림을 펜으로 누르면 회화연습까지 할 수 있다. 하 사장은 “2013년까지 35년간 축적한 재능교육의 모든 교육콘텐츠의 디지털화를 마무리한다”면서 “‘생각놀이 톡톡’ 같은 2.0제품과 호환되는 대화형 학습콘텐츠를 두 달 이내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한류’ 활용해 동남아 시장 진출 준비
스스로펜 2.0은 제품을 개발하는 데 20명 이상의 전문 인력이 투입됐다. 1.0 제품에서 부족한 부분을 찾기 위해 시장 소비자 조사와 제품 디자인 구상 등에만 8개월이 걸렸고, 약 10억 원의 개발비를 투자했다. 재능교육은 현재 9만9000원인 2.0 제품 가격을 오히려 단계적으로 낮춰 가격경쟁력을 더욱 높일 계획이다.
하 사장은 “베트남 등 동남아지역에 한류 콘텐츠와 스스로펜을 결합한 형태의 상품을 출시하려 한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스스로펜 기술을 활용해 해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여행 가이드북 같은 형태의 콘텐츠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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