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를 볼 때 예전엔 실물을 많이 봤는데 요즘은 경제에 대한 ‘익스펙테이션(expectation·기대심리)’이나 ‘레이팅(rating·신용등급)’이 압도를 한다. ‘클리프 이펙트(cliff effect·낭떠러지 효과)’의 영향이 가장 큰 것 같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사진)는 23일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최근 국내외 경제 상황을 설명하면서 ‘낭떠러지 효과’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김 총재는 “22일 들려온 소식들은 일본 신용등급이 강등되고 한국의 단기외채(비중)는 줄고 장기외채가 늘었다는 것”이라며 “이런 작은 사건들이 경제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경제전망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낭떠러지 효과’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일반화된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과거에는 실물경제지표의 등락에 따라 미래의 경제상황이 어느 정도 예상됐지만 지금은 세계경제가 촘촘히 연결되고 위기가 상시화되면서 개별적인 사건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난해 8월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강등이나 최근의 유로존 위기는 시장에 심리적인 충격을 주면서 실물경제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개방도가 높아 세계 경제상황에 민감한 한국으로서는 ‘낭떠러지 효과’를 더 크게 느낄 수 있어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나온 발언인 것 같다”고 해석했다.
최근 경제연구기관들은 이런 불확실성 때문에 경제전망을 과거보다 자주 수정해 발표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2일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3.3%로, 불과 한 달 전보다 0.2%포인트 낮춰 잡았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올해 성장률 전망을 3.5%로 낮춘 데 이어 7월에도 전망치를 수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 낭떠러지 효과 ::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때부터 쓰인 말로, 금융시장에서 발생하는 한 가지 작은 사건이 실물경제에 폭포수같이 연속적인 충격파를 준다는 의미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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