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미국 경제는 2% 내외의 성장을 이어갈 것이며 아직 3차 양적완화가 필요한 시기는 아닙니다.”
‘므두셀라’(구약성서에서 969세까지 산 것으로 기록돼 있는 최장수 인물)로 불리는 케빈 로건 HSBC 미국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가 내린 전망이다. 그는 미국 월가에서 28년 동안 간판급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하면서 므두셀라라는 별명을 얻었다.
로건 이코노미스트는 23일 서울 중구 한국HSBC 본점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미국 경제는 작년 말에 비해 상당히 호전됐으며 올해 말까지 꾸준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해에는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재정정책 혼선 등 악재가 많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그는 “올해 1분기 들어 소비자심리지수 같은 경기선행지표가 좋아졌고 연말까지 2% 내외의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건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현재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완만하게 성장하고 있어 당분간 3차 양적완화가 이뤄지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그는 “과거 미국인들은 소득 대비 부채비율이 너무 높아 위기를 겪은 전례가 있다”며 “성장폭을 키우기 위해 3차 양적완화를 했다가는 또 다른 문제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유럽 재정위기가 심각한 수준으로 흘러 미국 증시가 폭락하는 등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되면 양적완화 카드를 꺼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유럽 재정위기에 대해서는 “정치적인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했다. 그는 현재 유럽과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를 비교하며 “미국은 당시 부실을 일으킨 모기지 업체들을 연방정부가 인수하는 등 정부가 움직였지만 유럽 국가들은 정치적으로 분리돼 있어 해결책을 내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문제에 대해서는 절반의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다른 유럽 국가나 그리스 국민조차도 유로존에 남기를 바라지만 그리스가 오랜 경기침체로 이자상환이 어려울 정도로 부채가 많기 때문에 결국 탈퇴로 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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