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F&B가 10년 만에 복숭아(황도) 캔 신제품 ‘허니 피치’를 개발할 수 있었던 핵심 요소다. 허니 피치는 동원F&B가 작년 6∼12월 페이스북 ‘모두의 복숭아’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하고 3월 출시한 제품이다. 제품 특징, 이름, 포장 모두 소비자들이 게시물과 댓글로 직접 결정했다. ‘SNS’와 ‘집단지성’을 활용해 제품을 개발해낸 식품업계 최초 사례다.
이를 진행한 실무자는 당시 입사 3년차였던 정주호 동원F&B 글로벌 비즈니스 파트 주임(29)이다.
그는 “처음엔 소비자 의견을 담아 제품 포장을 바꿔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했지만 첫 번째 글을 올린 지 4시간 만에 댓글이 13개가 달리자 아예 신제품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팬들은 “국산 원료가 들어갔으면 좋겠다” “설탕보다 꿀이나 올리고당을 썼으면 좋겠다” “디자인이 밝았으면 좋겠다”는 등의 의견을 쏟아냈다. 정 주임은 이들에게서 제품명 후보 17개를 추천받았고 SNS 투표를 거쳐 ‘허니 피치’로 정했다. 복숭아 캐릭터가 그려진 디자인도 팬들이 고른 것. 그는 “복숭아 캔 포장엔 복숭아 사진이 들어가야 한다는 게 통념이었지만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이례적으로 캐릭터를 넣었다”고 설명했다.
6개월 동안 사람들은 ‘모두의 복숭아’ 페이지를 1만3628번 방문했고 댓글 750개를 달았다. 프로젝트에 한 번 이상 참여한 사람은 190명, 댓글 또는 게시물을 통해 적극적으로 관여한 사람은 57명이었다. 정 주임은 이 중 27명의 이름을 제품 용기에 적어 넣었다. 그는 “경품을 줄까도 생각해봤지만 프로슈머들이 원하는 것은 자신이 제품을 만들어냈다는 성취감일 것이라고 생각해 이름을 넣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음 프로젝트로 복숭아를 넣은 젤리 제품 ‘허니 피치 젤리’를 준비하고 있다. 이미 페이스북에 맛보기용 사진도 올려놓았다. 정 주임은 “별개로 구상 중인 제품 콘셉트인 ‘월계관을 쓴 복숭아’ 그림도 올려놨다”며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는 “SNS를 통해 ‘허니 피치’ 브랜드를 확장시키겠다”며 “최근 기업들이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많이 활용하는데 중요한 것은 이벤트보다는 지속적인 대화와 업데이트”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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