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옹진군 영흥화력발전소 4호기가 29일 새벽 갑자기 가동을 멈춘 사고가 일어났다. 영흥 4호기는 여름철 전력 피크에 대비해 19일부터 27일까지 9일간 점검을 받은 뒤 이틀 만에 사고가 발생해 부실점검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영흥화력발전소는 수도권 전력수요의 20%를 담당하는 핵심 발전소로, 4호기는 설비용량이 87만 kW가량이다. 오후 피크시간대에 사고가 발생했으면 수도권에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았다. 실제로 이날 오후 2∼3시에 전국의 전력예비량이 453만 kW까지 떨어졌다. 예비량이 400만 kW 이하로 떨어지면 위기관리에 들어간다.
한국남동발전에 따르면 영흥화력 4호기가 전압조절기 고장으로 이날 오전 1시 45분경 가동이 멎었다. 남동발전은 약 5시간 동안 긴급 정비작업을 벌여 같은 날 오전 6시 35분부터 정상 운전에 들어갔다. 남동발전 관계자는 “전자회로기판을 교체해 4호기 가동을 정상화했다”고 말했다.
남동발전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 전압조절기 제조회사인 일본 히타치 관계자들을 현장에 파견했지만 아직까지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전력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올여름 전력난을 막기 위한 근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고리1호기, 고리4호기 등 원전이 고장으로 가동되지 않고 있고 예방정비에 들어간 발전소도 적지 않아서 무더위로 전력수요가 급증하면 ‘블랙아웃’(대규모 동시 정전 사태)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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