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1975년 설립된 우리나라의 대표 국가측정표준연구기관이다. 길이, 질량, 온도, 시간 등 물질기준을 측정하고 확립하는 일을 한다. 과학기술의 ‘기준’를 만드는 곳이다. 그만큼 공신력 있는 국가측정표준 기술 확립을 위해 다양한 업무 혁신을 꾀하고 있다.
표준연이 최근 주력하고 있는 혁신 분야는 ‘연구개발책임제도(R&DR)’다. 이 제도 아래 다양한 경영전략을 펴고 있다. 그중 중점 추진 중인 분야는 ‘개방형 연구’ 지원 제도. 연구소 간, 부서 간의 경계를 허물고 나아가 대학과의 협력도 적극 추진하기 위해 원내 연구실을 측정과학우수연구실(MRC)로 선정해 집중 지원하는 제도다.
MRC는 미국 국가표준기관인 니스트(NIST)를 벤치마킹해 만들어졌다. 니스트가 콜로라도 대와 협동해 만든 ‘실험천체물리학합동연구소(JILA)’는 3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원자, 분자, 광학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 역량을 갖추고 있어 가장 성공적인 협력프로그램으로 평가받고 있다.
표준연은 MRC를 니스트의 JILA 못지않은 제도로 육성할 계획이다. 선정된 연구실은 연 2억∼3억 원의 연구비를 3년 단위로 지원한다. 국가표준에 도움이 될 만한 기술이라면 어떤 것이든 지원한다. 표준연 산하 연구실이라면 언제든 자유롭게 공모에 참여할 수 있다. 연구성과 창출 가능성, 주제 및 계획의 우수성 등에 대해 단계별 심사를 거쳐 선정한다.
강대임 표준연 원장(사진)은 “MRC로 선정된 연구실은 3년 단위로 심층평가를 시행해 지원을 계속할지를 결정한다”며 “최대 9년까지 장기적으로 사업을 추진해 실질적인 연구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표준연은 기초원천 연구를 장려하기 위해 ‘창의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2006년부터 시행해온 이 제도는 젊은 과학자들이 기초, 원천과학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최근 입사자를 대상으로 최대 5억 원까지 연구비를 지원한다.
또 우수연구자 육성을 위한 ‘우대연구원’ 제도를 확대했다. 이 제도는 3년간 연구개발활동비와 특별장려금을 지급한다. 또 올해부터는 연구소 내 기술직 사원들을 우대하기 위한 ‘명장제도’를 도입했다. 명장으로 선정된 사람은 소정의 연구지원비와 상패를 받는다.
표준연은 이런 ‘스마트워크’ 노하우를 개도국에 전파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국가표준 인프라의 3대 핵심요소인 인적자원 개발, 측정설비 현대화, 국제표준 품질시스템 구축 기술을 개도국에 지원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1990년대 중반부터 베트남 몽골 등 개도국 표준기관에 대한 연구노하우 지원사업을 펼쳐왔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스리랑카 태국 파키스탄 등 협력파트너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2010년에는 ‘개도국 측정표준 확립을 위한 인프라 구축 수요조사’를 실시했고 이를 토대로 과학기술 대외원조 사업 발굴에도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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