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손꼽히던 금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글로벌 경기가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서도 오히려 금값이 크게 떨어지며 안전자산이라는 이름값을 하지 못하고 있다.
2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금은 이전 거래일보다 20.20달러(1.3%) 떨어진 31.1g(1온스)당 1551.00달러로 장을 마쳤다. 지난해 9월 초 온스당 1920달러까지 치솟은 지 9개월 만에 20% 가까이 떨어졌고 이번 달 들어서만 약 7%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금값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은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금보다 미국 또는 독일 국채를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더불어 미국 국채를 사려는 투자자가 많아지면서 달러화 가치가 높아지는 점도 금값 하락에 영향을 주고 있다. 달러 이외의 다른 통화를 가진 투자자들은 금을 사기 위해 달러로 환전해야 한다. 달러화 가치가 오르면 금 매입비용도 비싸져 금에 대한 투자심리를 위축시킨다.
세계금위원회(WGC)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 세계 금 수요는 5% 줄었다. 금 공급은 계속되는데 수요가 줄면서 수급불균형에 의한 금값 하락세가 이어지는 것이다. 반면 금이 안전자산으로서 지위를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올해 꾸준하게 금 보유량을 늘리고 있는 데다 유럽 재정위기 해결책의 하나로 시장에 유동성이 공급되면 다시 금값이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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