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희망, 강소기업에서]<1>지역인재 취업, 정부가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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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1일 03시 00분


“금융권 취업만 생각했는데…” 지역 알짜기업에 휘둥그레

고용노동부 주최로 31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강소기업 청년 채용박람회’에 참가한 여고생들이 기업 정보 안내판을 보고 있다. 노인호 기자 inho@donga.com
고용노동부 주최로 31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강소기업 청년 채용박람회’에 참가한 여고생들이 기업 정보 안내판을 보고 있다. 노인호 기자 inho@donga.com
31일 오후 1시 대구 북구 산격동 엑스코 1층 전시관. 교복을 입은 고교생과 정장 차림의 남녀 대학생 등 수백 명이 삼삼오오 모여 기대에 찬 얼굴로 이야기하고 있었다. 정수정 씨(23·여·영남대 경제금융학과 4학년)는 “금융권 취업만 생각했는데 박람회에 와 보니 지역에도 알짜기업이 많아 취업의 눈이 넓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열린 행사는 고용노동부가 정부 차원에서 처음 주최한 ‘강소기업 청년 채용박람회’. 고용부와 중소기업청, 지식경제부 등이 선정한 지역 강소기업을 한데 모아 지역 청년들에게 선보이는 자리다. 이날 박람회에는 예상보다 많은 구직자 5000여 명이 참가했으며 67개 참여기업이 면접을 통해 38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 지역일자리 챙기기, 정부 나선 이유는

고용부는 이날 대구와 경기 수원시 아주대에서 개최한 채용박람회를 시작으로 12일 부산 벡스코, 13일 인천 송도컨벤시아, 14일 대전시청에서 같은 내용의 행사를 열 계획이다. 10월에는 광주 지역에서도 채용박람회를 연다.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아니라 중앙 정부가 지역 일자리 창출에 본격적으로 나선 셈이다.

이채필 고용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지방에서는 아직도 정보가 없어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 기업과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인재가 많다”며 “지역 내 기업정보를 교환하는 자리를 마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열린 행사에서는 지역 강소기업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연봉 3000만 원 내외의 기업 부스에는 10여 명이 줄을 서 면접 순서를 기다리기도 했다. 김동휘 군(18·대구 대중금속공고 로봇제어과 3학년)은 “면접을 보고 난 뒤 내가 무엇이 부족한지, 회사가 어떤 인재를 원하는지 알게 됐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자격증이 하나밖에 없는 김 군은 졸업하기 전 3개 이상의 자격증을 따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고용부에 따르면 지역 기업의 근로 조건이 서울 등 수도권을 뛰어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날 채용에 나선 자동차 부품기업인 아진산업은 고졸 생산직을 뽑으며 미국 자회사로 ‘해외 인턴’을 보내준다는 조건을 걸었다. 이 회사는 계약을 맺은 전문대에 직원들이 다닐 수 있도록 하고 학비의 50%도 부담한다. 다른 자동차 부품회사인 화신은 생산직 근로자 초봉이 3100만 원에 달했다.

○ “강소기업에서 ‘주체’가 되라”

이날 대구 엑스코 2층에서는 30대 강소기업 임원과 강소기업 취업자 등이 참석해 구직자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잡(Job) 콘서트’가 열렸다. 여기서 강소기업 재직자들은 “구직자들이 시야를 좀 더 넓혀야 한다”고 충고했다.

올해 지경부의 ‘월드클래스 300’ 기업에 선정된 ㈜제이브이엠의 김선경 상무(34·여)는 “대기업에서는 부속품 역할밖에 할 수 없지만 중소기업에 오면 기업의 핵심이 되어 함께 성장할 가능성이 훨씬 크다”며 “지역에도 급여나 전망이 좋은 강소기업이 많은 만큼 구직자들이 좀 더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 상무는 대기업 전자회사에서 3년간 근무하다 직원 330명인 현재 회사로 옮겼다.

이재갑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최근 고졸 채용은 여건이 많이 좋아졌지만 대기업을 제외한 지역 기업 취업은 여전히 제자리걸음 중”이라며 “각 지자체와 교육청, 중소기업청 등과 함께 지역 학생을 지역 기업에 연결하는 것은 물론이고 새로운 강소기업 발굴에도 나서겠다”고 말했다.

대구=노인호 기자 inho@donga.com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청년실업#지역일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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