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수교 20년, 미래로 가는 KORINA]한국에 ‘차이나시티’를 만들자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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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우리 경제 키울 최대 ‘윈윈 파트너’… 차이나 머니 뛰놀 큰 판 짜야

‘837.’

우리나라 7개 도시와 중국 30개 도시를 매주 잇는 항공편 수다. 미국과 캐나다를 합친 800편을 뛰어넘는 수치다.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하늘길이 이처럼 북적이게 된 것은 중국인 관광객이 매년 급속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23.6% 증가한 220만 명의 중국인이 한국을 찾았다. 국내 백화점들은 춘제(春節·중국의 설)나 국경절 같은 중국의 황금연휴를 준비하는 데 정기세일 못지않은 공을 들인다. 중국인들의 ‘통 큰 씀씀이’는 국내 유통업계에 이미 정평이 나 있다.

3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인과 미국인은 한국을 한 번 방문할 때마다 각각 1인당 평균 126만 원, 165만 원을 썼다. 이에 비해 중국인 여행객의 1인당 평균 지출액은 229만 원에 이른다.

중국인의 발길이 어디로 향하느냐에 따라 특정 산업의 세계 판도가 바뀌기도 한다. 2000년대 들어 마카오가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제치고 세계 최대의 ‘카지노 도시’가 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 해에 약 1400만 명의 중국인이 몰려 마카오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4만 달러(2009년 기준)에 이른다.

한국은 중국 경제의 성장 및 중국인 관광객 증가에서 경제적 이익을 볼 수 있는 ‘차이나 효과’ 면에서 마카오 이상의 잠재력을 갖고 있다. 우선 베이징(北京)에서 마카오까지는 네 시간이 걸리지만 베이징에서 서울까지는 두 시간이다. 전자제품 화장품 패션용품 등 쇼핑의 다양성 및 가격경쟁력도 한국이 월등하다. 드라마와 케이팝(K-pop·한국대중가요) 등 한류(韓流) 열풍은 빼놓을 수 없는 자산이다. 초중고교 학생 교류 활성화로 한국을 알고 싶어 하는 중국의 10대를 ‘코리아 키즈(Korea Kids)’로 키울 수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부동산경기 침체와 청년실업 등 한국 경제의 난제를 풀 수 있는 해답이 ‘중국과 중국인’에게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제주 라온프라이빗타운은 한 채에 5억 원이 넘는 초호화 주거형 리조트다. 리조트 회원권을 사면 영주권을 주겠다는 광고에 중국인들이 약 200채를 사들였다.

‘차이나 잡(China Job·중국인 관광객이 유발한 일자리)’을 잘 활용하면 우리나라의 심각한 청년실업난을 완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중국인을 맞는 호텔 음식점 면세점 등 서비스업의 고용효과는 제조업의 두 배다. 지난해 220만 명에 이어 올해는 270만 명의 중국인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관광객 50만 명이 늘면서 생기는 일자리만 2만 개로 추정된다. 올 상반기(1∼6월) 국내 30대 대기업의 대졸 신입사원 채용 규모인 1만6000개보다 많은 일자리다.

중국은 한국에 갯벌 같은 존재라는 분석도 나온다. 풍부한 자원을 가진 매력적인 시장이지만 잘못하면 발이 빠지는 늪지대가 될 수 있는 양날의 칼이라는 것이다. 칼을 어떻게 쥐어야 할지가 우리의 과제다.

동아일보는 한중 수교 20주년을 계기로 중국과 중국인을 신(新)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 우리나라가 정치 경제 사회 등 각 방면에서 풀어야 할 10가지 과제를 선정해 ‘10대 제언’을 마련했다. 10대 제언 선정에는 중국전문가 15명으로 구성된 자문위원단이 참여했다.

<특별취재팀>

▽팀장
김상수 산업부 차장

▽팀원
정효진 강유현 박창규(산업부)
유재동 김재영 박선희(경제부)
김희균 남윤서(교육복지부)
허진석(문화부) 이정은(정치부)
신광영 기자(사회부)
이헌진 베이징 특파원(국제부)
#한중수교#KORINA#차이나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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