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입자만 3700만 명에 이르는 무료 문자메시지 프로그램 ‘카카오톡’이 4일부터 무료 음성통화 서비스를 시작했다.
카카오톡에서 ‘친구’ 이름을 선택한 뒤 메시지를 보내는 대신에 ‘보이스톡’ 버튼을 누르면 음성으로 통화할 수 있는 서비스다. 아직 정식 서비스가 아니라 신청자만 쓸 수 있지만 원하기만 하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고, 전화를 받을 상대방이 서비스를 신청하지 않았더라도 통화가 되기 때문에 사실상 전면적인 무료통화 서비스가 시작된 셈이다.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는 “아이폰 시범 서비스 신청은 4일부터 받기 시작했고 5일부터 안드로이드폰에서도 신청을 받겠다”고 밝혔다.
카카오톡 무료통화가 시작되자 이동통신사는 비상이 걸렸다. 카카오톡의 보이스톡이 통신사 음성통화 수입을 갉아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앱을 이용한 무료 음성통화 서비스는 카카오톡의 보이스톡이 나오기 전에도 네이버의 ‘라인’이나 다음의 ‘마이피플’ 등에서 이용할 수 있었지만 사용자 수가 적어 통신사가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하지만 카카오톡은 다르다. 이 서비스의 가입자는 세계적으로 4600만 명이 넘는다. 이 가운데 국내 가입자만 3700만 명이다. 전체 스마트폰 가입자가 약 2700만 명이라 사실상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의 대부분이 카카오톡을 쓰는 것이다. 국내 카카오톡 사용자가 스마트폰 사용자보다 많은 건 태블릿PC와 일부 MP3플레이어 등에서도 카카오톡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통신사들은 “카카오톡이 문자메시지를 대체하면서 통신3사를 합쳐 약 2조 원에 이르는 문자메시지 매출이 사라졌다”고 하소연할 정도였다. 음성 통화료는 문자메시지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통신사 매출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통신사들의 고민이 깊어진 것이다.
KT는 당장 이날 카카오의 조치에 대해 “예전과 마찬가지로 카카오의 무료 음성통화도 전체 인터넷 음성통화 정책에 따라 선별적으로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KT는 사용자들이 가입한 요금제에 따라 데이터통신망을 통한 음성통화를 차단해 왔다. SK텔레콤도 “무료 인터넷 통화는 산업 발전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이용자 편익과 국익까지 저해하는 행위”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국가 핵심 인프라인 통신망에 대한 통신사의 투자 의지를 꺾는다는 것이다.
카카오 측은 “사용자들이 해외에선 이미 허용된 보이스톡 기능을 국내에서 사용하는 법을 공유할 정도로 관심이 높아 국내에서도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라며 “전화 통화를 대체하기 위한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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