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스펙 비중 큰 취업관행 개선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5일 03시 00분


KDI“업무 활용도 낮고 연봉과 비례 믿음은 착시”

직장인의 영어능력이 우수할수록 임금이 올라간다는 믿음은 착시일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김희삼 연구위원이 4일 발표한 ‘영어교육 투자의 형평성과 효율성’ 자료에 따르면 높은 연봉을 받는 영어능력자는 영어 실력 때문이 아니라 다른 장점 덕분에 높은 임금을 받을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착시현상은 기업과 구직자 간에도 나타난다. 이 보고서는 “상당수 기업은 채용 때 인성, 적성, 전공학과, 영어능력 순으로 중시하지만 대학생들은 영어능력, 출신대학, 업무 관련 경험 순으로 생각하고 영어공부에 과다 투자를 한다”고 지적했다.

영어 스펙 중 비용이 가장 많이 들어가는 어학연수 경험도 채용 과정에서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보고서는 “어학연수 경험은 입사 지원자의 서류심사와 면접에는 유리하게 작용하지만 정규직 여부나 직장 규모, 연봉에는 토익점수보다 중요성이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영어능력과 관련 직종별 미스매치도 심각하다. 문과계열에서는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높은 영어 스펙을 요구하지만 정작 영어의 업무활용도는 낮고, 이공계에서는 업무활용도에 비해 사원들의 영어능력은 떨어지는 등 부작용이 크다는 것이다.

한편 영어 투자면에서 소득계층별, 지역별 사교육비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 참여율이 월 소득 100만 원 이하 가구의 학생은 20% 수준이지만 500만 원 이상 가구의 학생은 70%를 넘는다. 사교육비(사교육 미참여 학생 포함) 규모는 100만 원 이하 가구의 학생이 1만6000원인 데 반해 700만 원 이상 가구의 학생은 10배 수준인 16만3000원에 달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영어스펙#KDI#한국개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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