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이남 최대이자 최고의 전통시장이란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서문시장이 흔들리면 전통시장의 미래가 없다는 각오로 일하고 있습니다.”
3만5000m²(약 1만600평)의 대지에 자리 잡은 총 8개 상가에 7000여 개 점포, 상인 수만 2만 명을 헤아리는 대구서문시장은 평일 오전인데도 장을 보려는 사람이 몰려들어 활력이 넘쳤다. 서문시장이 자랑하는 포목과 의류 코너는 물론이고 ‘건해산물상가’와 최신식 ‘명품프라자’에서도 꾸준하게 손님들이 흥정을 벌이고 있었다.
조선 중기부터 형성된 서문시장은 일찌감치 평양장, 강경장과 함께 전국 3대 장터로 불렸다. 1922년 현재의 위치로 자리를 옮긴 이후 영남지역을 대표하는 도매시장으로 몸집을 불려 이제는 규모면에서 전국 으뜸으로 통한다.
하지만 외형이 컸던 만큼 근래에는 현대적 유통기업에 손님을 빼앗기는 수세적 위치에 몰렸다. 또한 원단공장, 봉제공장, 서문포목시장으로 연결된 대구 섬유산업이 위축되면서 섬유유통의 중심을 수도권에 빼앗긴 것도 타격이 컸다.
현재 서문시장을 찾는 고객은 하루 7만∼8만 명 선으로 전성기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아케이드와 에스컬레이터 등 지속적인 시설 현대화 사업으로 이전의 명성을 되찾고 있다.
“가장 큰 고민은 역시 주차공간입니다. 현재 700여 대만 댈 수 있는 주차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30여 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김영오 서문시장 상인회장(59)은 서문시장의 가장 큰 고민을 ‘주차시설’로 규정했다. 지난 3지구 대화재로 1980년대 초반에 건설된 주차빌딩이 노후해 고객들의 불편이 커졌기 때문이다.
포목을 중심으로 한 도매 기능이 약화된 만큼 이제는 적극적인 소매시장이자 관광명소로의 변화도 모색하고 있다. 야시장과 풍물시장에 대한 수요에 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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