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규모가 지난해 8월 말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후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유럽 재정 위기 공포와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을 떠나고 있어 국내 증시 위축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 금융투자협회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은 5월 말 기준 1061조 원으로 작년 8월 말(1062조 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코스닥시장 시총도 5월 말 99조 원으로 지난해 8월 말(102조 원)보다 3조 원가량 적었다. 코스닥 시총이 100조 원을 밑돈 것은 작년 9월 이후 처음이다.
거래대금 감소는 더 심각한 상황이다. 유가증권시장의 5월 31일 거래대금은 4조6605억 원으로 작년 8월 31일 6조5487억 원에 비해 1조8882억 원(29%)가량 급감했다. 코스닥시장 역시 5월 말일 1조5599억 원으로 작년 8월 말일(2조2651억 원)보다 31% 가까이 줄었다. 유가증권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4월까지만 해도 7조 원대를 유지했지만 5월 이후 5조∼6조 원 수준으로 떨어졌고 이번 달 들어서는 4조 원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
거래대금이 계속 줄어들자 국내 증권사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의 전체 매출에서 주식 위탁매매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이 넘고 특히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수수료 의존도가 훨씬 높아 증권사의 수익성에 큰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유가증권과 코스닥시장을 합쳐 하루 거래대금이 최소 6조5000억∼7조 원이 돼야 국내증권사들이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추세에다 주가 급등락이 되풀이되면서 주식시장을 등지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며 “증권사뿐만 아니라 거래소, 운용사 등 자본시장업계 전체의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어 대대적인 업계 구조조정 얘기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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