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놓고 생각해 보자. 우리가 중국에 갈 때는 비자 수수료만 내면 중국 비자가 나온다. 중국인들이 한국에 오려면 재정증명서 등 갖은 서류를 내야 한다. 우리도 중국인들에게 문턱을 확 낮춰줘야 한다.”
국내 관광업계 수장인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사진)은 한중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문제로 비자를 꼽았다. 한국이 아시아 허브로 거듭나려면 중국 베이징(北京), 서울, 일본 도쿄(東京)로 이어지는 ‘베세토(BESETO)’ 라인을 무비자로 잇는 통 큰 결정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사장은 “두 나라 사이에 자유무역협정(FTA) 이야기가 나올 정도면 아예 비자를 없애는 것이 수순”이라며 “물건이 자유롭게 오가는데 사람이라고 자유롭게 못 다닐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2008년 11월 미국의 비자면제프로그램이 시행되기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미국에 한번 가려면 온갖 서류를 챙겨 서울 종로 주한 미국대사관 앞에서 여러 시간 기다려야 했던 때를 언급했다. 그는 “비자는 그 나라에 가기 위해 처음 겪는 이벤트인데 각종 서류를 준비해야 입국허가를 내준다는 것은 결국 상대방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사장이 2010년 7월 한국관광공사 사장에 취임한 이래 2년간 400만 명(누적)에 이르는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찾았다. 지난해 9월 국내 관광업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바오젠(寶健)일용품유한공사 직원 1만여 명의 인센티브 관광도 이 사장의 ‘삼고초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는 “이제 막 관광시장이 열린 중국에 ‘무비자’라는 유인책을 내놓아야 태국이나 싱가포르, 일본 같은 경쟁국가와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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