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을 중심으로 클럽이나 파티에서 칵테일을 즐기는 이가 늘면서 술 시장에서 비주류 취급을 받아온 화이트 스피릿(White Spirit)이 뜨고 있다. 화이트 스피릿은 보드카, 럼, 진, 데킬라 같은 무색의 투명한 술을 가리키는 말로 ‘백주(白酒)’라고도 부른다.
7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위스키 판매량은 전년 대비 4.5%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화이트 스피릿의 판매는 21%가량 늘었다. 칵테일 베이스로 쓰이는 보드카와 진, 데킬라의 판매가 각각 42%, 15%, 7% 늘어난 덕분이다. 술병을 올려놓는 테이블이 없는 까닭에 각자 취향에 따라 주문한 ‘샷’(Shot·30mL 용량의 위스키 잔)이나 칵테일 잔을 들고 서서 즐기는 클럽문화가 주류 시장에도 영향을 끼친 것이다.
화이트 스피릿 시장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술은 클러버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는 예거 마이스터다. 예거 마이스터는 서울 홍익대 앞과 이태원의 클럽에서 잘나가는 칵테일인 ‘예거 밤’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술이다. 예거 밤은 예거 마이스터와 에너지 드링크를 1 대 3의 비율로 섞어 만드는 칵테일로 달콤한 맛이 나는 데다 ‘예거 밤을 마시면 밤새 춤을 춰도 지치지 않는다’는 입소문까지 돌며 인기를 끌고 있다.
압솔루트, 스미노프, 그레이구스 등의 브랜드로 잘 알려진 보드카도 지난해 8만8531상자가 팔려나가 전년(5만7932상자) 대비 53%의 높은 판매 증가율을 보였다. 카페나 바에서 위스키 대신 보드카를 찾는 이가 늘면서 보드카를 희석해 마시는 데 쓰이는 크랜베리 주스의 판매량도 꾸준히 늘고 있다. 럼에 라임주스를 섞은 ‘모히토’가 인기를 끌면서 국내 럼 시장 1위인 바카디도 최근 3년간 30% 가까이 판매가 늘었다.
토닉워터만 있으면 집에서도 간단히 만들 수 있는 칵테일 ‘진토닉’의 베이스인 진도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강한 장미향과 상큼한 오이 맛으로 유명한 ‘헨드릭스 진’(사진)은 지난해 대형마트에 입점하면서 전년 대비 214%의 높은 판매 증가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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