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탑승객이 급증함에 따라 항공업계에서 양국을 잇는 노선 확대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CC)가 올해 들어 잇달아 중국행 신규 노선을 확대하면서다.
○ 저비용항공사, 중국 노선 대거 진출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22일부터 인천∼칭다오(靑島) 노선을 매일(주 7회) 운항한다. 제주항공이 홍콩을 제외한 중국 본토에 취항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진에어도 다음 달 5일부터 인천과 중국 산둥(山東) 반도 옌타이(煙臺)를 잇는 정기편을 주 4회 신규 취항한다.
에어부산은 올해 3월부터 부산∼칭다오 노선을 매일 운항하고 있다.
이스타항공도 12일부터 10월 말까지 제주도와 푸젠(福建) 성 성도 푸저우(福州)를 잇는 노선을 주 2회 편성했다. 국내 LCC 대부분이 올 들어 중국행 노선을 크게 늘린 것이다.
중국 항공사도 한중 노선 확대에 뛰어들었다. 중국의 첫 LCC인 춘추항공은 8월부터 상하이∼청주 노선을 매일, 상하이∼제주 노선을 주 3회 운항할 계획이다. 여객 수요가 순조롭게 증가하면 김포 노선의 취항도 검토할 방침이다.
이처럼 국내외 LCC의 중국 노선 진출이 이어지자 기존 대형항공사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2월부터 부산∼칭다오 노선을 기존 주 3회에서 주 7회로 증편하며 선제 대응에 나섰다. 아시아나항공도 4월부터 에어부산의 부산∼칭다오 노선 공동운항(코드셰어)을 편성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중국 노선은 운항시간이 짧고 여객 수요가 꾸준하게 늘고 있어 항공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 양국 방문객 폭증… 덤핑 우려도
이처럼 중국 노선 취항이 확대되는 것은 여행 수요뿐만 아니라 양국 기업의 진출이 활발해지며 비즈니스 수요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항공업계는 분석한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은 1992년 9만 명에서 크게 늘어난 220만 명이었다. 중국을 찾은 한국인은 418만 명으로 일본(165만 명)보다 2.5배로 많았다. 이는 지난해 전체 출국자 수의 33%에 해당한다. 신한금융투자 성준원 애널리스트는 “올해 한국인의 중국 방문객 수는 최소 42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노선을 향한 항공사들의 과열 경쟁은 운임의 출혈 경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제주에어는 22일부터 다음 달 18일(탑승일 기준)까지 칭다오 노선 왕복항공권을 편당 20석에 한해 5만5000원에 판매한다. 진에어도 옌타이 노선 왕복항공권을 일정에 따라 최저 9만9000원부터 특가 판매한다.
또 8월 취항을 앞둔 춘추항공이 ‘가격 파괴’ 수준의 운임을 책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고, 기존에 한중 노선을 운영해온 중국 국제항공과 동방항공도 잇달아 요금을 낮추고 있어 항공업계는 중국 노선의 덤핑화에 따른 수익성 저하를 우려한다.
여기에 2006년 산둥 성과 하이난(海南) 성 지역으로 시작된 한국과 중국의 항공 자유화 범위가 넓어지면 기존 대형항공사가 독점해온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 대도시 노선이 크게 늘어나 한중 노선을 둘러싼 항공사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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