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빅데이터, 테크닉이 아닙니다 新경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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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14일 03시 00분


DBR 그래픽
DBR 그래픽
2010년 여름 구글은 블로그를 통해 루머로 떠돌던 ‘무인자동차 개발 프로젝트’를 실제로 진행 중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많은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은 유수 자동차 회사들이 시도했다가 실패한 일에 구글이 뛰어들었다며 우려 섞인 시선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구글은 20만 km에 달하는 무인자동차 실험 운행을 통해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구글이 정보기술(IT) 산업과 거리가 멀어 보이는 자동차 기술 개발에 도전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 답은 빅데이터에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빅데이터는 데이터 전문기업의 일부, 그중에서도 데이터를 다루는 소수 인원들의 흥밋거리에 불과했다. 하지만 불과 몇십 년 사이에 일부 기업만이 아닌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빅데이터의 중요성과 그 활용법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년간 IT와 인터넷이 발전하면서 엄청난 데이터가 축적됐고 이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성패가 좌우될 만큼 그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구글이 무인자동차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 역시 빅데이터 분석 덕분이다. 자동차 운전자는 운전 중에 주위 자동차들에만 시선을 두지 않는다. 주변 지형과 도로, 목적지까지의 교통 상황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고려해야 한다. 무인자동차도 마찬가지다. 무인자동차가 잘 굴러가려면 주변을 인식하고 파악해 취합된 모든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해야 한다. 그리고 이렇게 분석된 정보를 토대로 최적의 속도와 방향을 찾고 운전에 필요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 구글 자동차에는 다수의 비디오카메라가 장착돼 운전자의 시각을 대신한다. 이때 비디오로 포착되는 영상 정보는 숫자로 정형화된 데이터가 아니다. 전형적인 비정형 데이터다. 여기에 빅데이터 분석 기술이 활용된다. 다양한 형태로 유입된 수많은 정보를 신속하게 처리하는 기술이다. 여러 경로로 축적된 정보를 수학적 알고리즘을 통해 분석하고 실시간으로 속도와 방향을 제어하는 과정에도 빅데이터의 핵심 기술 중 하나인 애널리틱스가 활용된다. 무인자동차는 과거에 불가능했던 일을 데이터 분석을 통해 가능하게 한 대표적인 사례다. 많은 기계공학자와 전자공학자들이 고민하던 이슈를 구글은 데이터라는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해 해결했다.

빅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빅데이터가 가져온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해해야 한다. 빅데이터가 기술적 이슈에서 사회적 관심사로 부상한 것은 단순히 기술 덕분만은 아니다. 데이터가 많지 않고 분석 역량에도 한계가 있던 시절 기업 경영자들은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가 항상 부족하다고 여겼다. 데이터가 충분치 않기 때문에 소수의 데이터를 뽑아 전체를 파악하는 고전적인 통계가 분석의 전부였다. 선거 때 진행되는 출구 조사가 그 예다. 하지만 이제는 많은 비용이나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의사결정에 필요한 데이터를 충분히 모을 수 있는 IT 기반이 갖춰졌다. 오히려 수많은 데이터 가운데 무엇을 뽑아 활용할 것인지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됐다. 하루에 수도 없이 쏟아지는 트위터 메시지 양만 봐도 이를 쉽게 알 수 있다.

둘째, 데이터 중심적 기업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사용하는 이들의 사고방식과 행동이 변하지 않는다면 성과를 낼 수 없다. 1990년대 말 세계 1위의 반도체 기업이었던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몇 번의 전략적 판단 오류로 2000년대 중위권으로 추락한 후 기업 혁신을 위해 단행한 첫 번째 작업이 바로 데이터 기반의 기업 문화 조성이었다. 아무리 작은 회의나 사소한 의견이라도 데이터를 근거로 진행하게 했고, 모든 사원을 대상으로 데이터베이스 활용 교육을 실시했다. 그 결과 메모리 반도체 3위 기업인 독일 키몬다가 파산하고 4위 기업인 일본 엘피다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등 반도체 산업이 휘청거렸던 지난 5년간 마이크론은 그 입지를 굳건히 유지할 수 있었다.

셋째, 미래를 예측하는 일에만 매달려서는 안 된다. 빅데이터 분석 활용이라고 하면 많은 기업이 소셜미디어나 시장을 분석해서 예측을 좀 더 잘해 보겠다는 아이디어부터 내놓는다. 하지만 빅데이터 활용에서 예측은 수많은 응용 분야 중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시시각각 변하는 패션 시장에서 예측보다는 발 빠른 대응 전략을 취해 성공을 거둔 자라나 자동차 공정 과정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특정 부품에서 문제가 발생하자 신속하게 리콜 조치를 취한 볼보 등이 좋은 예다. 빅데이터를 시장 예측 도구로만 보지 않고 기업 니즈와 전략적 상황에 맞춰 창의적으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본받을 만하다.

빅데이터는 단순히 인프라나 분석 방식의 이슈가 아니다. 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기업이 망하는 이유는 무엇을 잘못했기 때문이 아니라 새로운 패러다임을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피터 드러커의 말을 다시 한 번 새겨볼 필요가 있다.

※이 기사의 전문은 DBR 107호(6월 15일자)에 실려 있습니다.
:: 빅데이터(Big Data) ::


기존 데이터베이스 관리도구의 데이터 수집·저장·관리·분석 역량을 넘어서는 대량의 정형 및 비정형 데이터와 이러한 데이터로부터 의미 있는 가치를 찾아내고 그 결과를 분석하는 기술을 통칭한다. 빅데이터 기술의 발전은 다변화된 현대 사회를 좀 더 효율적으로 읽어내고 대응할 수 있게 하는 차세대 패러다임으로 주목받고 있다.

장영재 카이스트 산업 및 시스템 공학과 교수
정리=최한나 기자 han@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07호(2012년 6월 15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구독 문의 02-2020-0570

조직내 ‘죄수의 딜레마’ 예방책

▼ 영화 속의 게임 이론


영화 ‘다크나이트’에서 악당 조커는 선량한 시민들과 복역수들이 각각 나누어 타고 있는 2척의 배에 폭탄을 설치해 놓고는 다른 쪽 배를 폭파시킬 수 있는 기폭장치를 양쪽 배에 둔다. 1시간 내에 먼저 스위치를 눌러 다른 쪽 배를 폭파시킨 배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시민들과 복역수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오직 2가지, 스위치를 누를 것인가 말 것인가뿐이다. 이런 죄수의 딜레마 상황은 조직 내에서도 흔히 발견된다. 갈등 상황은 필연적으로 이기적 행동을 낳게 되고 회사 전체의 이익 추구와는 멀어지는 결과를 만들어 낸다. 조직 내 죄수의 딜레마 상황을 막아내기 위한 방안을 소개했다.



개도국 신흥 소비 집단 공략법

▼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


피라미드의 하부에 자리 잡고 있는 탓에 충분한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는 개도국의 신흥 소비 집단 ‘넥스트 빌리언’을 상대로 장사를 하려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5년 동안 진행돼온 ‘혁신의 세계화’와 관련한 연구에서 필자들은 노키아와 GE헬스케어, 제록스의 예를 통해 해답을 제시한다. 기업들이 넥스트 빌리언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현지 파트너와 글로벌 파트너를 모두 포함하는 네트워크를 만들어 관리하고 정부기관, 비정부기구 같은 지역사회 내의 주요 이해관계 집단을 참여시키는 등 기존 관행의 전면적인 수정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빅데이터#신경영#D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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