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차 탑승-접근만으론 발암위험 크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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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14일 03시 00분



국제암연구소(IARC)가 디젤 배기가스를 ‘1등급 발암 물질’로 분류함에 따라 디젤 차량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디젤 배기가스에 대한 궁금증을 문답으로 풀어봤다.

Q. ‘디젤 배기가스’는 어디서 배출되나.

A. 디젤 엔진을 사용했을 때 발생하는 가스를 일컫는다. 디젤 엔진은 자동차 외에도 선박, 열차, 발전기, 건설장비 등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디젤 엔진은 가솔린 엔진에 비해 오염 물질 배출이 많고 진동, 소음 등이 심하지만 가솔린 엔진보다 연료소비효율이 높고 더 강력한 힘을 낸다.

Q. 디젤 차량을 몰거나 이 차들이 운행되는 거리를 다녀도 위험하지 않나.


A. 전문가들은 디젤 차량이 운행되는 거리를 다니는 것만으로는 큰 위험이 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미국암학회의 오티스 브롤리 이사는 “디젤 차량을 타거나 옆을 지나가는 일반인이 위험하다고는 보지 않는다”며 “(탄광에서 사용하는 발전기 때문에) 디젤 배기가스에 집중 노출되는 광원이나 (디젤 차량이 계속 지나가는) 고속도로 요금징수원들이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의 데브라 실머만 환경역학 전문가 역시 “직업적으로 디젤 배기가스에 많이 노출된 사람은 간접흡연자보다 폐암 발병 위험이 훨씬 높다”며 “하지만 하루에 담배 두 갑을 피우는 사람보다는 폐암 발병 위험도가 훨씬 낮다”고 말했다.

Q. 현재 판매되는 디젤 차량은 안전한가. 이미 판매된 디젤 차량의 리콜 가능성은….


A. 자동차 업체들은 현재 판매되는 디젤 엔진은 오염 및 발암물질 배출을 줄인 ‘클린 디젤’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클린 디젤은 기존 디젤 엔진에 친환경 기술을 적용해 벤젠 등 발암 물질 배출은 90%가량 줄이고 연료소비효율은 30% 이상 높인 시스템이다. 미국 ‘디젤기술포럼’은 “이번 발표는 디젤 관련 규제가 없었던 1950년대 기술을 바탕으로 한 연구결과에 중점을 뒀다”고 반박했다. 오래된 디젤 엔진이 문제일 뿐, 최근 판매되는 디젤 엔진은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자동차 업계 일각에서는 조심스러운 반응도 있다. 유럽자동차제조업협회는 “IARC의 이번 발표에 충격을 받았다”며 “IARC의 발표에 대해 세부적으로 검토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리콜 여부에 대해 한 국내 자동차 업체 관계자는 “아직까지 리콜을 검토하고 있는 업체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Q. 그러면 가솔린 배기가스는 안전한가.

A. 이산화탄소와 일산화탄소는 가솔린 엔진이 디젤 엔진보다 더 많이 배출한다. 하지만 질소산화물, 미세먼지 등은 디젤 엔진이 가솔린 엔진보다 최대 100배 이상 더 많이 배출한다. 이 때문에 IARC는 디젤 배기가스는 1등급으로, 가솔린 배기가스는 2B등급으로 분류했다.

Q. 이번 발표가 앞으로 국내 디젤 차량 판매와 정부 규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되나.

A. 디젤 차량은 올해 국내에서 판매되는 수입차의 약 50%를 차지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고유가가 지속되고, 관련 기술도 발달했기 때문에 이 같은 흐름을 거스를 정도는 아닐 것”이라며 “하지만 디젤 차량을 바라보는 시선이 다시 부정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당장 정부가 특별한 조치를 내놓을 수는 없겠지만, 고민스러운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채널A 영상] “디젤엔진 배기가스, 1등급 발암물질”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디젤차#발암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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