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주택시장 침체를 막기엔 정부의 부동산 대책도 역부족이었다. 5·10주택시장 정상화 정책이 발표됐지만, 매매시장은 살아나지 못했다. 특히 강남지역 주택거래시장은 오히려 더 침체되는 양상을 보였다.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5·10 대책 발표 직전까지만 해도 반짝 상승세를 보였던 강남 3구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은 대책 발표 후 오히려 떨어졌다. 14일 현재 강남구 개포동 주공 1단지 59m²(전용면적 기준) 아파트는 한 달 새 6500만 원 폭락한 11억8000만 원에 호가가 형성됐다. 송파의 대표적인 재건축 아파트인 가락시영아파트 42m²도 1000만 원 하락한 5억5000만 원에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경기 동향에 큰 타격을 받지 않았던 도곡 렉슬, 반포 자이, 반포 래미안퍼스티지 등 강남의 대표 아파트 거래시장도 울상이다. 전국 최고가 아파트인 반포 래미안퍼스티지 85m² 아파트는 5월 초 12억5000만 원에 거래됐지만 현재는 1억 원이 떨어진 11억5000만 원에 급매물이 나왔다. 서초구 반포 자이 85m² 아파트도 지난달에 비해 3000만 원 떨어진 11억8000만 원에 호가가 형성됐다. 도곡동에 위치한 W공인중개사의 한 관계자는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데 매수세가 거의 없다”며 “가격을 더 낮춰서라도 팔고 싶다는 매도 요청전화만 이어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러한 분위기의 원인이 기대에 못미친 대책에 대한 실망감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임병철 부동산114 팀장은 “총부채상환비율(DTI) 상향 조정이나 취득세 면제 등 매매수요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안을 빼놓고서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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