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을 한 달여 앞둔 안택수 신용보증기금 이사장(69·사진)이 국내 은행들을 향해 쓴소리를 했다. 안 이사장은 1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은행들에게 국가적, 사회적 책임의식이 얼마나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며 이같이 밝혔다.
신보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가 본격화한 2009년 중소기업 대출 순증액 21조1000억 원 가운데 8조8000억 원(41.7%)을 신보가 책임졌다. 당시 국내 은행의 중기 대출 순증액은 총 2조5000억 원으로 11.8%에 불과했다. 안 이사장은 “금융위기 때 은행들은 몸을 움츠리는 경향이 있다”며 “온 국민이 위기에 봉착한 상황에서 이것밖에 도와주지 않았다는 것은 해도 너무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어 “나라가 없으면 은행도 없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며 “공적 기능을 가진 금융회사인 만큼 사회적 책임감도 더 많이 가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와 관련해 “중소기업이 어려워지면 신속히 지원할 수 있는 여력을 갖췄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지난해 4.8%였던 보증부실률이 올해 들어 5%대로 진입했고 보증 수요도 늘고 있는 편”이라면서도 “아직 어려운 상황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중소기업들은 잘나가다가도 위기 때 급격하게 나빠질 수 있다”며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는 생각으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보는 유로존 재정위기에 따른 국내 경기침체에 대비하기 위해 올해 일반보증 규모를 지난해보다 1조1000억 원 늘린 39조5000억 원으로 운용하고 있다. 또 중소기업과 건설사의 자금 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2155억 원의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도 발행했다. 대상 기업들은 이 채권을 매각해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안 이사장은 “경제가 안정돼 신보의 역할이 커지지 않았으면 한다”면서도 “보증 재원 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정부 지원 없이도 위기에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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