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는 내 친구/금융투자상품 뜯어보기]주가연계증권(ELS)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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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18일 03시 00분


특정 조건 충족땐 주가 떨어져도 수익… 증시 불안때 인기 ‘중위험 중수익’ 상품

2012년 상반기에 가장 히트한 금융상품이라고 하면 단연 주가연계증권(ELS)을 꼽을 수 있습니다. 올해 1분기 ELS 발행액이 13조 원에 이르러 2008년 2분기 이후 가장 큰 규모를 나타냈습니다. 올해 초 주식시장에서 ‘게걸음 장세’가 이어지고 최근 코스피가 크게 떨어졌는데도 ELS의 인기가 식지 않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ELS의 구조 속에 있습니다.

ELS는 코스피200 같은 국내외 지수나 개별 종목 가격 흐름을 토대로 미리 정해진 조건에 따라 수익을 돌려주는 파생상품의 하나입니다. 지수나 주가의 오르내림에 따라 수익률이 좌우되는 점은 일반 주식 투자와 비슷하지만 미리 정한 특정 조건을 충족하면 수익률이 확정된다는 점이 다릅니다.

최근 A증권사에서 판매한 한 ELS 상품을 예를 들어 보죠. 이 상품은 코스피200과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를 기초로, 평가일마다 두 지수 모두 최초 기준가격 대비 90%(6개월, 12개월), 85%(18개월, 24개월), 80%(30개월), 60%(36개월) 이상이면 연 10%를 지급합니다. 가입 시점에서 두 지수를 각각 100이라고 가정해보죠. 만약 6개월 뒤 두 지수 모두 90 이상이면 연 10% 수익률이 확정돼 바로 원금과 이익을 돌려받게 됩니다. 6개월 뒤 두 지수 중 하나라도 90 이상이 되지 않았다면 12개월 뒤를 기다리면 되고 이 역시 충족하지 못한다면 다시 6개월 뒤를 노리면 됩니다. 물론 기초자산과 조건은 상품마다 다르며 6개월마다 정해 놓은 조건을 모두 충족하지 못해도 만기 때 정해진 수익금을 줍니다.

ELS의 가장 큰 장점은 이처럼 예측 가능한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직접 투자를 할 때는 주가가 크게 오르면 큰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얼마나 오를지 알 수 없을뿐더러 반대로 주가가 떨어져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두려움도 있죠. 시험 문항으로 하자면 ‘주관식’ 투자에 해당합니다. 반면 ELS는 어떤 상황에서 얼마만큼의 수익이 나는지 정해진 문항을 보고 맘에 드는 상품을 고르는 ‘객관식’ 투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중위험 중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가 많아져 ELS의 인기는 더 높아졌습니다. 상품 설계에 따라 채권보다는 높은 수익과 주식보다는 안전한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요즘처럼 증시가 자꾸 출렁이는 상황에서는 주가가 떨어지거나 올라도 특정 구간 안에서만 움직이면 수익을 낼 수 있는 ELS가 좋은 대안 상품입니다. 또 일반적으로 만기가 3년이지만 6개월마다 해당 조건을 충족하면 원금과 이익을 지급하므로 자금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는 점도 매력입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ELS#코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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