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Dining 3.0]쫄깃 탱탱 깔끔 매콤… 아, 이 냉면 섹시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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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20일 03시 00분


기자 4인의 면제품 시식

15일 오후 서울 중구 봉래동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일본인 관광객들이 농심 ‘둥지냉면 물냉면’을 시식하고 있다. 여름을 맞아 라면업체들은 저마다 여름면 제품을 내놓았다. 조리법이 간단하고 값도 싸 여름철 입맛을 돋우는 데 제격이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15일 오후 서울 중구 봉래동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일본인 관광객들이 농심 ‘둥지냉면 물냉면’을 시식하고 있다. 여름을 맞아 라면업체들은 저마다 여름면 제품을 내놓았다. 조리법이 간단하고 값도 싸 여름철 입맛을 돋우는 데 제격이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한낮 기온 30도. 시원한 냉면이 생각나는 계절이 왔다. 그런데 요즘 냉면은 어찌나 비싼지, 한 그릇에 1만 원을 육박한다. 게다가 유명한 냉면집에서 국물맛이라도 보려면 뙤약볕 아래서 족히 20∼30분은 기다려야 한다. 돈도 절약하고 싶고, 하염없이 기다리는 것이 낭비같이 느껴지는 이들에겐 집에서 만들어먹는 냉면만큼 실속 있는 게 없다. 그래서 라면 회사들은 여름이 되면 물냉면과 비빔라면 제품을 대거 내놓는다.

동아일보 유통기자 4인은 농심의 ‘둥지냉면 물냉면’, 삼양식품 ‘열무비빔면’, 오뚜기 ‘면사랑 평양물냉면’, 팔도 ‘비빔면’ 등 여름면 4종을 시식해봤다. 모두 이 회사의 대표 여름면이다. 네 제품 모두 시원하게 먹는 여름면답게 탱탱한 면발이 돋보였고, 오뚜기 제품을 제외한 세 제품에 대해선 여자가 먹기엔 충분하고 남자가 먹기엔 부족하다는 의견이 공통적이었다. 정리한 순서는 업계 시장점유율 순이다.

○ 기자들의 평소 면 취향

전성철=우동보다는 냉소바, 비빔냉면보다는 물냉면을 좋아한다. 특히 평양냉면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 과음한 다음날에는 살짝 살얼음이 낀 냉면 국물로 해장하길 즐길 정도다.

염희진=라면을 비롯한 인스턴트 음식을 즐겨 먹지 않는다. 라면은 한 달에 한 번 먹을 정도. 여름엔 일주일에 한 번씩 냉면을 먹는다. 물냉면을 선호한다. 입맛이 보수적이라 20년 넘게 ‘신라면’과 ‘너구리’, ‘짜파게티’를 먹고 있다.

강유현=짠 음식, 복잡한 음식을 싫어한다. 냉면에 식초와 겨자는 넣지 않고 순수한 국물 맛을 즐긴다. 라면을 끓일 땐 면발을 덜 익혀 꼬들꼬들하게 먹는다.

장선희=평소 라면은 거의 먹지 않고 그나마 즐겨 먹는 면류는 냉면 정도다. 물냉면 보다는 비빔냉면을 좋아한다. 면이 쫄깃쫄깃해야 하고 양념과 육수 맛이 진한 것을 좋아한다.

○ 이 제품을 먹어봤어요

농심 ‘둥지냉면 물냉면’=고종황제가 즐기던 궁중냉면을 연구하는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개발했다. 배와 무로 담근 동치미 육수를 사용해 시원하고 담백하다. 육수에 김치와 김치 국물을 섞고 설탕과 식초로 간을 맞추면 ‘김치말이 물냉면’이 된다. 상온보관이 가능하다. 161g에 1500원.

삼양식품 ‘열무 비빔면’=기존 제품에 대표적인 알칼리성 식품인 매실 농축액을 2.2% 첨가해 새콤달콤한 맛을 더했다. 골뱅이, 파, 오이, 당근, 계란, 봄동나물 등을 넣어 버무리면 맛있는 ‘골뱅이 무침 열무 비빔면’이 된다. 130g에 800원.

오뚜기 ‘면사랑 평양 물냉면’
=오이, 무, 배, 쪽파 등 7가지 국내산 재료를 저온에서 숙성시켜 담근 동치미 육수는 시원하면서도 알싸한 맛이다. 조리 15분 전에 육수를 냉동실에 넣어두면 살얼음이 얼면서 더욱 맛있는 육수를 즐길 수 있다. 냉장보관 해야 한다. 1000g(2인분)에 4980원.

팔도 ‘비빔면’=30여년 간 여름면 시장 1위다. 매콤, 새콤, 달콤한 소스가 감칠맛이 난다. 면을 삶을 때 물 양을 600ml 이상 넣어야 면발이 촉촉해진다. 면을 헹군 뒤 찬물을 한스푼 정도 남긴 후 소스와 참기름, 오이, 열무, 김치 등을 첨가해 먹으면 맛이 좋다. 130g에 800원.

○ 기자 4인의 별별 평가

전성철=농심 ‘둥지냉면’은 면발의 강도와 식감 측면에서 4개 제품 중 최고였다. 맛은 ‘분식집 냉면’ 맛이다. 신 맛이 강하지만 큰 기대 없이 먹으면 충분하다. 삼양식품 ‘열무비빔면’은 면을 끓이는 시간이 4분으로 다소 길기 때문인지 면발이 붓는 속도가 조금 빠른 느낌이었다. 그러나 면의 굵기나 식감은 괜찮았다. 오뚜기 ‘면사랑 평양물냉면’은 4개 제품 중 유일한 냉장 제품답게 면발의 강도와 식감 모두 나쁘지 않았다. 평양냉면이라는 이름답게 노력을 많이 한 느낌으로, 많이 달거나 시지 않아 좋았다. 팔도 ‘비빔면’은 새콤달콤한 맛과 매운맛이 조화를 이뤄 입맛을 잃기 쉬운 여름에 적합해 보인다. ‘여름 신라면’이라는 별명이 무색하지 않다.

염희진=농심 ‘둥지냉면’은 미지근하게 먹으면 신 맛이 더 났다. 육수를 만들기 전에 물을 얼리거나 얼음을 띄워 먹는 걸 권장한다. 차갑게 먹을 때와 미지근하게 먹을 때 면발이 붓는 정도가 차이가 났다. 삼양식품 ‘열무 비빔면’은 매운맛과 짠맛이 강해 자극적이었다. 오뚜기 평양물냉면은 면발이 가장 강해 쉽게 퍼지지 않았지만 약간 질기다는 느낌도 들었다. 육수는 겨자소스를 약간 넣으니 심심한 맛이 가시면서 맛있었다. 팔도 제품은 면발이 가장 약해 쉽게 퍼졌고 인스턴트 특유의 ‘라면 스프’ 맛이 살짝 났다.

강유현=농심 제품은 면발을 센불로 끓일 때와 약불로 끓일 때 쫄깃함의 차이가 크므로 반드시 약불로 끓여야 한다. 육수는 냉면보다 소바 같았다. 간장 맛과 식초 맛이 센 편이다. 나트륨 함량은 1일 권장치의 93%. 삼양식품 제품은 찬물에 면발을 헹굴 때 팔도 제품보다 손에 기름이 많이 묻어났다. 고추장에서 느껴지는 열무맛이 개운했지만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나는 첫 입 먹자마자 재채기가 나왔다. 오뚜기 제품은 면발이 쫄깃쫄깃했고 씹을수록 메밀의 고소한 맛이 느껴졌다. 면발을 찬물로 빡빡 씻어야 미끄덩거리지 않는다. 동치미 육수가 자극적이지 않고 맛있었다. 팔도 제품은 비빔면 업계의 ‘스낵면’이랄까. 면발이 가장 얇았고 입안에 들어가면 부서지는 느낌이다. 좀 달다.

장선희=농심 제품은 육수의 농도가 상당히 진하고 깊은 맛이 났다. 미리 얼려둔 얼음을 넣으니 식당에서 7000원 이상 주고 사먹는 물냉면 저리가라였다. 삼양식품 제품은 매실농축액이 함유돼서 그런지 소스에서 과실 농축액의 진한 맛이 느껴졌다. 면은 일반 라면보다는 약간 더 쫀쫀한 느낌이지만 입안에 넣으면 퍼진다. 오뚜기 제품은 생면이다보니 40∼50초만 끓이면 돼 먹기 편했다. 면은 굉장히 쫄깃한데 육수가 다소 옅은 맛이 나 열무김치나 김치와 같은 반찬 생각이 났다. 팔도 비빔면은 처음 먹었을 때 매콤하면서도 달달한 맛이 났지만 먹을수록 은근히 매운 맛이 느껴졌다. 매콤하고 칼칼하다. 사과 과즙이 함유돼서 그런지 새콤달콤했다.


정리=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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