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재료 담백하게 살리는 정통 레시피부터 익혀라”“정통 이탈리아 요리를 알리러 한국에 왔습니다.”
남양유업(대표 김웅)이 운영하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일 치프리아니의 총주방장 세르조 오도베로 씨(49)는 한국 레스토랑의 주방을 맡게 된 이유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오도베로 씨는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는 우리나라 고객의 눈높이에 맞춰 일 치프리아니를 업그레이드해 달라는 남양유업의 요청을 받아들여 2월 입국했다.
미슐랭스타 레스토랑의 오너 셰프
오도베로 씨는 1982년 한 호텔의 주방에서 요리를 시작한 30년 경력의 베테랑 요리사다. 그는 2009년부터 올해 초까지 이탈리아 요리학교(ICIF)의 교수로 근무했다. 이탈리아 요리학교는 1991년 이탈리아 토리노에 세워진 세계적 권위의 이탈리안 요리 교육기관이다.
“요리사는 항상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예술가”라고 오도베로 씨는 믿는다. 그는 실제로 자신의 말처럼 1992년 자신의 첫 레스토랑 ‘폴리도로’를 낸 이후 여태껏 5년마다 늘 새로운 레스토랑을 열면서 스스로의 삶에 큰 변화를 시도해왔다. 삶에 새로운 자극을 받아, 스스로에게 도전해보고 싶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오도베로 씨의 노력은 이미 이탈리아 현지에서 충분히 인정을 받았다.
그가 오너 셰프로서 운영한 첫 레스토랑 폴리도로는 세계적 자동차 회사 피아트의 최고경영자(CEO)가 즐겨 찾는 맛집으로 이름을 날렸다.
1997년 토리노에 연 ‘호스테리아 라 발리’는 미슐랭가이드에서 별 하나를 받았다. 평소 요리 철학대로 원재료의 맛을 살린 제철 메뉴를 개발하고 와인을 꾸준히 공부해 1800여 종의 세계적 와인을 갖춘 결과였다.
오도베로 씨가 2007년까지 이처럼 오너 셰프 자격으로 문을 연 5곳의 레스토랑은 모두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인상적이지 않아”
오도베로 씨가 입국 후 하루도 거르지 않고 한 일은 서울 안팎의 주요 시장 방문이다. 그는 “요리를 할 때 가장 중요한 좋은 원재료를 찾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아무리 훌륭한 요리사도 재료가 나쁘면 좋은 요리를 만들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는 “이탈리아 본토의 최근 요리 트렌드는 내 생각처럼 기름과 향신료를 덜 쓰고 원재료의 맛을 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애석하지만 아직까지 한 곳도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매주 2, 3곳의 레스토랑을 방문했지만 정통 이탈리아 요리를 내놓는 곳을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오도베로 씨는 “한국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은 정통 레시피를 이해하지도 못한 채 변주하는 데만 급급하다”고 혹평했다. 가령 카르보나라 파스타만 보더라도 한국에서는 양파, 마늘, 파슬리를 넣는 곳이 많지만 오리지널 레시피에는 이들 재료가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 그는 “스파게티와 휘핑크림, 달걀노른자, 파마산 치즈만 넣어 담백하게 요리하는 것이 본토 레시피”라고 설명했다.
“토마토소스 제대로 만들어 보세요”
그는 “파스타 맛을 제대로 즐기려면 다른 재료를 넣지 않고 오직 토마토소스로만 맛을 내야 한다”며 집에서 간단하게 소스 만드는 법을 소개했다. 우선 토마토를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껍질을 벗긴 뒤 납작하게 썰어 다진다. 이후 다진 토마토를 올리브오일을 두른 프라이팬에 부어 곤죽이 될 때까지 조리면 된다. 이때 조리는 시간을 조절하면 토마토소스의 맛도 달라진다.
오도베로 씨는 “면은 반드시 알 덴테로 조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로 씹었을 때 너무 부드럽거나 물컹거리지 않고 적당히 탄력이 남아있는 상태(알 덴테)의 면에 토마토소스를 곁들이면 최고의 스파게티가 된다고 그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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