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금융지주의 새 회장에 신동규 전 전국은행연합회 회장(61·사진)이 내정됐다. 농협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18, 19일 이틀 동안 회추위를 열어 신 전 은행연합회장을 제2대 농협금융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농협금융은 19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신 후보를 2대 농협금융 회장 후보로 확정했고, 20일 대의원 총회를 열어 그를 차기 회장으로 공식 선임할 예정이다.
신 차기 농협금융 회장 후보는 경남 거제가 고향으로 경남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 14회에 합격한 뒤 특히 금융 분야 정책을 많이 다룬 정통 경제 관료 출신이다. 재정경제원 금융정책과장, 재정경제부 공보관, 국제금융국장, 금융정보분석원(FIU) 초대 원장, 기획관리실장 등을 지냈다. 2003년 수출입은행장, 2008년 은행연합회장으로 일했고 현재 동아대 석좌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신 후보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농협금융을 4대 금융지주회사와 경쟁할 수 있는 회사로 만들겠다”며 의욕을 보였다. 농협 노조 등 일각에서 ‘낙하산 인사’를 거론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나는 관료를 그만둔 지 10년이 다 돼가는 데다 민간 금융단체인 은행연합회장을 지내면서 나만큼 정부와 맞선 사람도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농협금융 회추위는 18일과 19일 이틀간 마라톤 회의를 열면서 헤드헌팅 업체와 실무진이 올린 수십 명의 회장 후보군을 1명으로 압축하는 작업을 벌였다. 당초 이철휘 전 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과 권태신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부위원장이 경합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회추위원 5명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후 만장일치 추대를 받을 만한 제3의 인물을 선택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져 결국 신 후보가 새 회장 후보로 결정됐다.
한편 농협 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관료 출신 낙하산 인사가 새 수장(首長)이 되는 일을 좌시하지 않겠다”며 출근 저지 투쟁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회추위원인 윤창현 금융연구원장은 “노조나 일부 여론이 관치금융을 비판해 내부 인사를 초대 회장으로 뽑았지만 조직 장악력 등에 한계를 느껴 스스로 사퇴하지 않았느냐”며 “농협이 4대 금융지주회사와 경쟁하려면 강한 추진력을 지닌 인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회추위원은 “신 후보가 관료, 은행장, 금융단체장 등을 두루 거친 데다 은행연합회장으로 재직하면서 금융권의 이익을 대변해왔기 때문에 관료 출신의 색깔이 상대적으로 옅다는 점도 감안됐다”고 설명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