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만난 지식경제부 정재훈 산업경제실장(차관보)은 ‘우수기술연구센터(ATC) R&D(연구개발) 잡 페어’를 개최하면서 마이스터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채용설명회를 연 배경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날 지경부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채용설명회와 함께 ATC로 선정된 유망 중소기업들의 기술개발 성과를 전시했다. 네오팜 등 올해 ATC로 신규 지정된 25개 중소기업에 지정서도 수여했다. 만성적인 인력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들이 우수한 마이스터고 졸업생을 유치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동시에 고졸 취업을 장려할 수 있는 일거양득(一擧兩得)의 행사인 셈이다.
정 실장은 “최근 대기업들도 목적의식이 뚜렷하고 실력이 좋은 마이스터고 출신을 선호하고 있다”며 “이번 박람회에서 현장 채용이 활발히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2003년 시작된 ATC는 세계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한 강소(强小)기업을 선별해 이들이 보유한 사내 연구소를 지원하는 사업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정부는 총 사업비의 50% 이내에서 ATC당 연간 5억 원 안팎을 최대 5년간 지원한다. 현재 146개 기업 연구소가 ATC로 지정돼 있다. 기업들이 정부 지원에 안주하는 것을 막기 위해 1단계로 2년간 사업비를 지원한 뒤 평가해 나머지 기간의 지원 여부를 결정하도록 돼 있다.
ATC 선정 기준은 꽤 까다로운 편이다. 우선 세계 일류상품을 이미 만들고 있거나, 품목별 세계 시장점유율이 10위 이내로 올라설 만한 잠재력을 갖춰야 한다. 또 직전 연도 매출액이 100억∼1500억 원 사이에,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용이 3% 이상이고 수출비중이 10% 이상이어야 한다.
이처럼 시장에서 검증된 기업에만 지원하는 게 과연 바람직한 것이냐는 질문에 정 실장은 “영세 중소기업만 보호할 것이 아니라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이 중견기업,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정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경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ATC 지원을 받아 세계 시장점유율 10위 이내에 든 중소기업은 48개, 이 중 1위에 오른 곳은 14개에 이른다. 예컨대 휴대전화 부품 ‘프리즘 시트’를 처음 국산화한 엘엠에스는 ATC 선정을 계기로 매출액이 100억 원대에서 900억 원대로 급성장했고, 이 분야 세계 시장점유율이 60%로 뛰어올랐다. 정 실장은 “2020년까지 ATC 지원을 받는 중소기업 연구소를 1000개까지 늘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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