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마트 인수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가 이번 주에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마트 매각 주간사회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20일 하이마트 매각과 관련한 본입찰을 진행한다. 하이마트는 가전 양판점시장의 34.9%를 점유한 1위 업체여서 입찰 결과에 따라 유통업계 판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인수 후보군에 오른 롯데쇼핑 이마트 SK네트웍스 MBK파트너스 중 롯데쇼핑 이마트 SK네트웍스 등 3사는 이미 가전 유통업을 하고 있다. 현재 롯데쇼핑과 SK네트웍스, MBK는 29일 본입찰이 열리는 웅진코웨이 인수전에도 참여한 상태이고 이마트는 전자랜드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다.
매물로 나온 하이마트 지분은 △유진기업 31.34% △선종구 회장 17.37% △에이치아이컨소시엄 5.66% △아이에이비홀딩스 2.54% 등 65.25%이다. 유통 및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매각 가격을 1조5000억 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
롯데쇼핑과 이마트가 하이마트 인수전에 뛰어든 이유는 대형마트 영업규제로 성장이 벽에 부닥치자 인수합병(M&A)을 통해 돌파구를 찾기 위한 측면이 강하다. 또 가전 분야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제조사의 입김이 세기 때문에 구매가를 낮추려면 몸집을 키우는 수밖에 없다. 인수한 매장 중 일부엔 대형마트 제품을 들여놓아 사실상 매장을 확대하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롯데쇼핑의 사업부문인 롯데마트는 하반기(7∼12월) 체험형 디지털 가전매장 ‘디지털파크’ 단독점포를 선보이며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1∼5월 불황의 영향으로 롯데마트에서 가전 매출이 1.3%만 증가한 가운데 정보기술(IT) 기기 매출은 15.6% 오르기도 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하이마트를 인수한 뒤 장기적으로 디지털파크를 분사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이마트는 체험형 디지털 가전매장 ‘매트릭스’를 3개 매장에서 운영 중이다. 그러나 이마트의 참여를 두고 ‘롯데 견제용’이라는 시각도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범삼성가에 속하는 이마트가 납품 가격이나 양판점 경쟁에서 삼성전자와 대립 각을 세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SK네트웍스가 하이마트를 인수하면 자회사 LCNC가 운영하는 IT 기기 전문매장 ‘컨시어지’(54개 매장)를 확대할 수 있다. 국내 최대 통신기기 판매사와 가전 양판점 1위 업체의 시너지 효과도 예상된다.
한편 4월 기소된 선종구 회장이 대표에서 물러난 이후 하이마트는 빠르게 경영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다. 5월 유진이 한병희 영업대표를 선임한 이후 기존 12개 사업부를 세분해 4개 사업부, 20개 지사로 관리체계를 바꿨다. 더 촘촘하게 관리하겠다는 뜻이다. 현재 매장은 312개로 경영권 분쟁이 시작된 작년 10월 이후 11개 매장을 새로 냈다. 연내 매장을 330개까지 늘리고 매출은 작년보다 3% 증가한 3조5100억 원을 낸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이마트 측은 “2016년까지 매장을 380개로 늘릴 것”이라고 전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