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Economy]117개 슈퍼체인 1엔에 인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20일 03시 00분


경영난 영국계 테스코저팬
日 이온에 지분-운영권 넘겨

일본 유통 전문업체인 이온이 영국계 소매 유통업체인 테스코저팬의 주식 절반을 단돈 1엔(약 15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온은 남은 지분도 모두 인수할 예정이다. 외국계 유통업체가 일본 시장에서 철수하는 것은 2005년 프랑스의 카르푸에 이어 두 번째다.

19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온은 지분을 인수하면서 ‘쓰루카메랜드’와 ‘테스코’ 등 테스코의 소형 슈퍼마켓 117개 점포의 운영권을 함께 넘겨받기로 했다. 이온은 매장이 주로 지방에 집중돼 있었던 만큼 수도권을 중심으로 유통망을 갖고 있는 테스코를 인수해 사업 범위를 강화한다는 포석이다.

테스코저팬은 지난해 8월 일본에서의 철수를 발표했을 때만 해도 지분 매각 가격을 200억 엔으로 제시해 인수 후보업체와의 협상에 난항을 겪었다.

이번에 이온이 단돈 1엔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테스코저팬 지분의 절반을 인수한 것은 일본 내 점포 상당수가 적자인 데다 1900명의 종업원 처리 문제를 그대로 떠안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조정 비용을 이온이 껴안은 셈으로, 사업이 정상화돼 주식 가격이 올라가면 테스코는 나머지 지분 절반을 이온에 정상 가격에 매각할 수 있다. 테스코저팬이 안고 있는 200억 엔가량의 채무는 이온에 주식을 양도하기 전까지 테스코가 해소하기로 했다.

일본에서는 1990년대 후반부터 미국과 유럽계 유통업체의 진출이 이어졌지만 독일 메트로와 미국 코스트코 정도만이 일본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현지화 서비스로 순항하고 있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일본#이온#테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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