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CS“경제위기 십시일반” 지갑 열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20일 03시 00분


G20서 中 430억달러 등 IMF 재원 출연 발표
지분-투표권 개혁 요구… 서방 수용여부 관건

유로존 위기에 대응하는 국제통화기금(IMF) 추가 재원으로 총 4560억 달러(약 528조9600억 원)가 조성됐다. 올 4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때 합의된 4300억 달러보다 260억 달러 늘어난 수준이다.

G20 정상회의 참석차 멕시코 로스카보스에 모인 중국과 브라질 러시아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브릭스(BRICS) 5개국 정상들은 18일 정상회의에 앞서 별도로 만난 뒤 IMF 내 국가별 지분 및 투표권 개혁을 전제로 “IMF 추가재원 출연에 동의한다”는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재원 규모를 밝혔다. 중국이 430억 달러로 가장 많았고, 브라질 러시아 인도가 각각 100억 달러, 남아공은 최대 40억 달러를 출연하기로 했다. G20 의장국인 멕시코도 100억 달러를 내기로 했다. 앞서 한국은 4월 재무장관 회의 때 150억 달러 출연을 발표한 바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여러 회원국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안정시키기 위한 시도에 동참했다”며 “새로 들어오는 재원은 모든 회원국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제2의 위기대응 자금으로만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추가 재원 마련은 회원국 간 이해관계가 첨예한 투표권과 연계된 것이어서 현재 IMF의 지배구조를 장악하고 있는 서방 국가들이 수용할지가 관건이다.

한편 G20 정상들은 18, 19일 이틀간 정상회담을 마치고 ‘G20 로스카보스 선언’을 채택했다.

AP 로이터 블룸버그 등 외신들이 입수해 보도한 G20 정상회의 성명 초안에는 ‘G20 정상들이 글로벌 경제의 수요 증진과 성장률 지원 및 신뢰 회복을 위해 필요한 모든 정책 조치를 채택할 것임을 약속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은 특히 ‘성장과 일자리에 관한 로스카보스 액션 플랜’에서 G20 정상들은 유로존 문제와 관련해 예산 삭감 대신 재정 정책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성장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시킬 것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로이터통신은 여기에 유로존 내 은행 통합 수준을 높이는 ‘은행 동맹’을 설립하자는 의견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고 개혁을 지속하도록 그리스 새 정부와 유로존이 협력하길 기대한다”는 내용을 성명 초안에 담았다.

18일 G20 정상회의장에서는 유로존 국가들과 다른 국가들 간의 신경전도 치열하게 펼쳐져 눈길을 끌었다.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은 정상들의 관심이 유로존에 집중되자 정상회담 전야 회동에서 “(유로존) 위기의 시발은 북미”라며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위기의 촉발점임을 시사했다. 이어 “우리(유로존)는 민주주의를 유지하기 때문에 때로는 문제 해결에 시간이 걸린다. 솔직히 말해 훈계를 들으려고 G20에 온 것이 아니다”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이 자리에서 G20 참석국들을 향해 “각자의 숙제를 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비유로존 국가인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유럽중앙은행(ECB)과 유로존 강국들이 더 움직여야 한다”라고 했으며 기예모 오르티스 멕시코 전 중앙은행장도 “ECB가 개입하면 유로 위기를 거의 즉각적으로 잠재울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G20#그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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