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초고속 승진制… 10년만에 임원 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27일 03시 00분


내년부터 ‘패스트 트랙’ 도입… 30대 중반 임원 배출될 듯

CJ그룹이 전통적인 인사 관행을 깨고 초고속 승진 제도를 도입한다.

이 회사는 대졸 신입사원이 임원으로 승진하는 데 필요한 직급별 진급 체류 연한(승진 연한)을 기존 20년에서 최단 10년으로 줄이는 ‘패스트 트랙(fast track)’ 승진 제도를 내년부터 시행한다고 26일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CJ그룹에 입사하는 신입사원들은 빠르면 10년 만에 임원이 될 수 있어 앞으로 30대 중반의 젊은 임원이 활발하게 배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적용하고 있는 ‘4년(사원)-4년(대리)-4년(과장)-4년(부장)-4년(선임부장)’의 승진 연한을 직급별로 최소 2년만 근무해도 발탁 승진이 가능하도록 바꾸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사원에서 과장급까지 승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기존 8년 안팎에서 4년으로 대폭 줄어들게 된다. 승진심사위원회가 상위 직급의 임무를 수행할 역량과 잠재력을 갖춘 인재를 발탁하게 된다.

계열사별로 사업 성장 속도나 인력 수요에 따라 패스트 트랙 제도를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CJ 관계자는 “연공서열 중심의 틀에서 벗어나 성과와 능력을 발휘한 인재가 인정받아야 한다는 이재현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면서 “엔터테인먼트 부문의 사업 비중이 큰 기업으로서 앞으로도 젊은 인적자원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기업들이 승진까지 걸리는 기간을 줄이거나 마일리지 제도를 시행하는 등 인사제도를 손질하는 흐름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직무능력 중심으로 인사를 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의도다. 지난해 3월에는 삼성전기가 부장까지 승진하는 데 걸리는 기간을 20년에서 19년으로 줄였고 삼성물산 상사부문도 21년에서 19년으로 2년 줄인 바 있다.

아예 직위 단계 자체를 줄여버리는 경우도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5단계로 이뤄진 직위를 3단계로 줄였다. 또 일정 기간을 채워야 승진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니라 성과를 통해 마일리지를 적립하면 그에 따라 승진하는 ‘마일리지 승진제도’를 도입해 화제를 모았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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