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心 잡은 ‘펀 패키지’… 내달 日시장 본격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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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29일 03시 00분


중저가 화장품업계 돌풍 ‘토니모리’의 배해동 회장

배해동 토니모리 회장은 “가격은 싸도 품질은 명품 못지않다”며 이 회사가 선보인 화장품들을 ‘내 자식들’이라고 표현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배해동 토니모리 회장은 “가격은 싸도 품질은 명품 못지않다”며 이 회사가 선보인 화장품들을 ‘내 자식들’이라고 표현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국내 화장품 브랜드 ‘토니모리’가 다음 달 초 일본 도쿄 신오쿠보에 첫 단독 매장을 열고 일본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내년까지 일본에 50개의 단독 매장을 오픈하고 대형 유통센터 내에 입점하는 ‘숍인숍’ 형태의 매장도 3000개 여는 것이 목표다. 현재 토니모리는 숍인숍 형태로 일본 내에서 약 200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배해동 토니모리 회장(54)은 19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이 같은 내용의 일본 진출 계획을 처음 밝혔다. 배 회장은 “일본의 유명 유통기업의 제안으로 브랜드를 수출해 매장 수를 대폭 확대하게 됐다”며 “위험 부담을 줄이고 더욱 효율적인 현지화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 에이전시를 통한 진출 방식을 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계약 조건상 아직 이름을 공개할 수 없다는 이 일본 업체는 ‘토니모리’ 브랜드를 딴 의류 브랜드도 만들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배 회장은 “한국에 찾아오는 일본 관광객들과 일부 유명 연예인을 통해 유명해진 덕분”이라며 새로운 도전에 대한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토니모리’는 브랜드숍이라 불리는 중저가 화장품 업계에서 이례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는 브랜드다. 최근 1년 새 매장 수가 100여 개 늘어 현재 약 350개의 매장이 있다. 올 상반기(1∼6월) 추정 매출은 111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3% 늘어났다. 2006년 법인 설립 이후 5년도 채 되지 않아 브랜드숍 시장 매출 점유율 5위권 안에 들게 됐다.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화장품 용기 전문 제조업체인 태성산업을 운영하고 있는 배 회장이 100% 투자해 설립한 토니모리의 초기 2년간 성적표는 초라했다. 화장품 업체 출신인 배 회장이 이후 직접 경영에 뛰어들며 혁신을 주문한 끝에 차별화된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바비브라운 오리진스 등 명품 화장품 브랜드들의 용기를 제작하면서 패키지 디자인의 중요성을 절감했습니다. 직원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며 야근을 밥 먹듯 한 끝에 고기능성 제품이면서, 패키지도 신선한 아이템을 찾았습니다.”

‘오후 11시.’ 배 회장은 이런 과정을 통해 밀리언셀러가 된 ‘토마톡스 매직 화이트 마사지 팩’의 아이디어가 완성된 시간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이후 고양이 계란 등 귀여운 소재를 패키지 디자인에 접목한 것이 10대부터 30대 초반까지의 젊은 여심(女心)을 사로잡는 비결이 됐다.

그는 동아일보가 화두로 제시해 트렌드로 확산되고 있는 ‘간장녀(맹목적으로 소비하는 ‘된장녀’와 달리 자기 과시보다 실속을 중시하고 ‘짜게’ 소비하는 사람을 일컫는 신조어)’를 거론하며 “이제 국내 소비자들도 비싼 가격=품질이라는 고정관념에서 깨어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본보 15일자 B1면
된장녀 가고 간장녀 왔다


“한국의 화장품 브랜드들이 속속 해외에 진출하고 외국 소비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는다는 것은 그만큼 제품의 질이 좋아졌다는 뜻입니다. 최근 중저가 화장품들의 선전은 가격 대비 품질을 중시하는 한국의 똑똑한 소비자들 덕분에 이뤄진 성과입니다.”

토니모리는 화이트닝 제품이 강세인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에서도 인기가 높은 편이다. 3월 서울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 때는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가 직접 토니모리 명동 매장을 방문해 이 브랜드의 베스트셀러 중 하나인 ‘스네일 크림’을 구입해 화제가 됐다. 배 회장은 “이미 진출한 16개국 이외 다른 국가들로도 수출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토니모리#배해동#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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