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은 5월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뒤 6월에는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힘겹게 1,800 선을 지켜냈다. 각종 악재들이 이미 증시에 반영돼 부담이 줄었지만 7월 역시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특히 다음 달에는 증시에 영향을 미칠 만한 국내외 이벤트가 많이 몰려 있다. 7월 1일에는 유로안정화기구(ESM)가 출범한다. ESM은 앞으로 유로존을 지탱하게 될 구제금융펀드로 당장 스페인 구제금융에 필요한 자금줄로 쓰인다. ESM이 정상적으로 출범한다면 스페인 등 재정위기 국가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현재 독일을 비롯한 몇몇 유로존 국가의 ESM 비준 절차가 늦어져 다음 달 9일로 출범이 늦어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 과정에서 현재 5000억 유로(약 723조4000억 원) 수준인 재원규모 논란과 지원요건 등에 대한 잡음이 생기면 국내외 증시에 악재가 될 수 있다.
그리스 스페인 등 구제금융 대상 국가들의 처리 윤곽도 7월에 드러난다. 7월 2일 그리스 새 연립정부는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 등 ‘트로이카’와 구제금융 프로그램 재협상을 벌인다. 스페인의 위기 해결 실마리는 7월 9일 열리는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 결정된다. ESM 출범 이후 처음으로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만날 예정이기 때문에 이날 스페인 구제금융 조건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이 문제 해결에 얼마나 적극적인 의지와 해결책을 이어 가느냐에 따라 증시 상승 또는 추가 하락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미국과 중국에서 발표하는 지표는 글로벌 경기침체 대응에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7월 6일 미국의 6월 실업률과 비농업부문 고용인구가 발표된다. 지난달 고용지표가 저조했던 만큼 두 달 연속 좋지 않은 지표가 나오면 3차 양적완화(QE3)에 대한 기대감이 더 높아질 수 있다. 중국 역시 7월 13일에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을 발표한다. 김호윤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2분기 중국 실질 GDP가 7% 미만으로 나온다면 추가로 지급준비율을 낮출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과 중국의 부양정책 기대감이 생기면 국내외 증시에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
7월 6일로 예정된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발표는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하반기 증시가 기업실적에 따른 안도랠리를 이어갈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계기가 된다. 삼성전자가 긍정적인 실적과 전망을 내놓는다면 올해 상반기를 이끌었던 전(電)·차(車) 업종 랠리를 다시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연구원은 “7월 19일로 예정된 미국 애플의 실적도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다면 글로벌 소비심리가 여전히 살아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성봉 현대증권 연구원은 “7월에도 위기, 대응, 안도, 위기가 반복되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해외 변수 등에 따라 박스권에서 적절히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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