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 고배당 손보기?… 금감원, 8개사 특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3일 03시 00분


삼성 대한 동양 미래에셋 대주주 불법배당 집중조사

금융감독원이 생명보험사의 사업비 불법 집행과 대주주 불법 배당 여부 등을 밝히기 위해 8개 생보사에 대해 특별검사에 착수했다.

금융감독원은 삼성 대한 동양 미래에셋생명 등 4개 보험사에 대해 지난달 말부터 1개월 일정으로 검사를 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금감원은 이들 4개 보험사에 대한 검사 이후 교보 ING IBK연금보험 신한생명 등 4개 생보사에 대한 검사를 추가로 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1차 검사 대상이 된 삼성 등 4개 생보사에 대해서는 대주주 배당을 불법적으로 늘렸는지에 대해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시범케이스’로 검사 대상이 된 4개 보험사는 배당 성향이 높거나 오너가 사실상 대주주인 생보사들이다. 높은 배당을 실시하면 오너가 가장 큰 이익을 얻는 구조인 회사들인 셈이다.

삼성생명은 배당금 총액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배당 성향이 41.8%로 생보사, 손보사 통틀어 가장 높았다. 대한생명과 동양생명의 배당 성향도 각각 33.3%, 32.8%로 30%가 넘었다. 삼성생명의 최대주주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지분 20.76%)이며 이재용 사장이 최대주주인 삼성에버랜드(지분 19.34%)가 2대 주주다. 대한생명은 김승연 회장이 최대주주인 ㈜한화(지분 21.67%)가 2대 주주다. 또 미래에셋생명은 배당금의 상당 부분이 박현주 미래에셋증권 회장으로 흘러들어가는 구조다. 박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미래에셋캐피탈이 미래에셋생명의 1대 주주(지분 59.67%)다.

금감원은 회계처리 원칙을 어기고 대주주 배당 재원을 늘렸는지와 계열사 몰아주기 등을 통해 공정거래질서 문란행위를 했는지 등을 살펴볼 계획이다. 특히 이익의 대부분이 주주 몫으로 돌아가는 무배당상품에 주목하고 있다. 공시이율을 높여 무배당상품 판매를 늘리고 이율 역마진으로 생긴 손실만 유배당상품에 넘기면 무배당상품의 이익이 커질 수 있다. 판촉비와 인건비 등 사업비와 관련해서도 무배당상품의 사업비를 유배당상품 계정으로 돌리면 주주배당 재원을 늘릴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같은 저축성보험이고 보험료 운용수익에 큰 차이가 없는데도 각 상품의 공시이율에 비정상적인 차이가 있다면 의심할 만하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강도 높은 조사에 착수하자 해당 보험사는 잔뜩 긴장하는 분위기다. 검사 대상이 된 생보사의 한 관계자는 “이번 검사는 높은 배당을 실시해 괘씸죄가 적용된 것 같다”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금융감독원#생명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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