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마이크론, 日 엘피다 인수… “삼성전자 게 섰거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4일 03시 00분


인수대금 등 3조7600억 투자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파산한 일본 반도체업체인 엘피다메모리를 인수하며 3조7000억 원 이상 투자하기로 했다. 히로시마(廣島) 공장과 아키타(秋田) 공장의 종업원도 해고 없이 전원 고용하기로 했다. 마이크론은 2일 엘피다와 이 같은 인수 계약에 서명했다.

엘피다를 인수하면 마이크론은 D램 시장 점유율은 24.7%로 높아져 세계 2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세계 1위는 삼성전자(42.2%), 2위는 SK하이닉스(23.0%)였다. 이에 따라 엘피다는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위협하는 구매력과 영향력을 가지게 됐다.

마이크론은 내년에 엘피다를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인수 대금으로 향후 7년간 2000억 엔(2조8500억 원)을 지불하기로 했다. 엘피다의 모든 주식을 인수하는 데 600억 엔, D램 반도체를 엘피다에 위탁 생산하는 데 1400억 엔을 투자한다. 이와 함께 엘피다의 주력 공장인 히로시마 공장 등에 640억 엔을 들여 최신 설비를 도입하기로 했다. 인수 대금과 투자를 모두 합치면 2640억 엔(3조7600억 원)이다.

하지만 엘피다의 부채는 4200억 엔이어서 마이크론으로부터 자금 수혈을 받아도 부채를 모두 갚지 못한다. 엘피다의 채권자들은 일정 부분 채권 회수를 포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엘피다는 일본에 유일하게 남은 D램 반도체 제조사다. 1987년 일본 D램 반도체 제조사들은 세계 시장 점유율 70%를 웃돌 정도로 절대 강자였지만 1990년대 들어 계속 위축되기 시작했다. 대규모 투자로 가격을 낮춘 한국 기업에 밀리고, 엔화 가치가 꾸준하게 올라가 가격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결국 엘피다는 올해 2월 파산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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