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당신이 탄 택시엔 에어백이 없습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4일 03시 00분


상반기 판매 2만2813대 조사… 10대 중 9대 동승석 장착안해
앞자리 승객 사고에 무방비… 의무규정 없고 비용들어 꺼려

국내에서 판매되는 택시 10대 중 9대는 동승석 에어백이 장착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운전석 에어백조차 없는 택시도 절반에 가까웠다. 에어백이 작동할 경우 충돌사고 시 사망률은 50%(안전벨트 착용 때)로 줄어든다. 이에 따라 하루 평균 1300만 명이 이용하는 국내 택시의 안전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동아일보가 올 상반기(1∼6월) 판매된 택시 2만2813대의 에어백 유무를 3일 조사한 결과 2만1050대(92.3%)가 운전석 옆 동승석에 에어백이 기본으로 장착되지 않은 채 팔렸다. 상반기에 택시로 가장 많이 팔린 현대자동차 신형 쏘나타(9639대·판매 비중 42.3%)는 운전석에만 에어백이 있고, 택시 판매 순위 2, 3위인 현대차 구형 쏘나타와 기아차 K5 기본형은 운전석과 동승석 모두 에어백이 없었다. 이 3개 차종은 추가선택(옵션)으로도 동승석 에어백 장착이 불가능했다. 르노삼성차의 뉴 SM5는 동승석 에어백의 추가선택(28만 원)이 가능했다. 상반기에 택시로 팔린 6개 모델 가운데 준대형인 현대차 그랜저와 기아차 K7은 운전석과 동승석 모두 에어백이 달려 있었다.

국내 택시의 에어백 장착이 미흡한 이유는 의무 규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반 승용차는 고객의 요구로 운전석과 조수석 모두 에어백 기본 적용이 보편화돼 있다. 하지만 운수업체와 개인사업자는 비용 부담을 이유로 택시의 에어백 장착을 꺼린다. 수요가 적다는 이유로 에어백을 기본으로 넣지 않는 제조업체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미국은 1998년 모든 자동차의 운전석 및 동승석 에어백 장착을 의무화했다. 유럽과 일본은 의무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자동차업체와 운수회사들이 에어백을 달고 있다.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택시#에어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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