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책은행과 주요 시중은행의 신용등급이 미국 골드만삭스, 독일 도이체방크 등 세계적인 투자은행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국제신용평가회사 무디스에 따르면 산업 수출입 기업 신한 국민 하나 우리은행과 농협 등 8개 주요 국책 및 시중은행의 신용등급은 상위 4번째 등급인 A1인 반면 골드만삭스와 도이체방크, BNP파리바, UBS, 바클레이스 등은 그보다 한 단계 아래인 A2에 위치해 있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의 하나인 무디스가 국내 주요 은행의 신용등급을 몇몇 세계적인 투자은행보다 높게 매긴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국내 은행과 글로벌 투자은행 간 신용등급 역전은 지난달 21일(현지 시간) 무디스가 유럽 재정위기 확산에 따른 불안감을 반영해 15개 투자은행의 신용등급을 강등하면서 현실화됐다. 이 조치로 골드만삭스, 도이체방크, 크레디아그리콜, BNP파리바, 바클레이스 등은 상위 3번째 등급인 Aa3에서 두 계단 아래인 A2로 강등됐다.
최상위 등급인 Aa1에 있던 스위스의 크레디트스위스는 세 계단 아래인 A1으로 내려와 신한은행 등과 같은 등급이 됐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크레디트스위스는 전 세계 부자들을 대상으로 비밀영업을 하는 것으로 유명한 은행”이라며 “유럽 위기의 여파이긴 하지만 15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세계적인 은행과 국내 후발은행인 신한은행의 신용등급이 같다는 것은 신한은행 역사에 남을 만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국책은행과 주요 시중은행들의 신용등급이 글로벌 투자은행들보다 높아진 것은 유럽 위기의 영향이 컸다. 하지만 국내 금융계는 글로벌 은행들의 신용등급이 대거 강등되는 상황에서도 국내 은행들이 기존 신용등급을 유지한 것은 의미있다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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