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려든 고교생들 “내 일자리 어디 없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5일 03시 00분


삼성 ‘협력사 채용한마당’ 중장년층까지 수천명 북적

4일 오전 10시 경기 고양시 킨텍스 앞 주차장은 교복 차림의 고등학생 수백 명으로 북적였다. 마치 소풍이나 수학여행을 온 것 같았다. 잔뜩 찌푸린 날씨에도 일찌감치 도착한 학생들은 입구부터 줄을 길게 늘어섰다.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삼성그룹이 마련한 채용 박람회장에 몰려든 학생들이었다.

삼성그룹은 이날 주요 협력회사의 인재 확보를 돕기 위해 ‘동반성장을 위한 협력사 채용 한마당’을 열었다. 대기업-중소기업의 공존 화두로 ‘동반성장’이 중요해지면서 삼성은 만성적인 인력난에 시달리는 협력사가 좋은 인재를 구할 수 있도록 처음으로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 삼성전자와 삼성SDI, 삼성중공업 등 11개 계열사의 협력회사 158곳은 이 행사에서 지원자들을 면접한 뒤 채용절차를 진행해 총 1600여 명을 뽑을 예정이다.

삼성그룹의 협력사들이 고졸과 신입, 경력직을 대거 채용한다는 소식에 행사장에는 고교생뿐 아니라 양복을 입은 대학 졸업예정자, 머리가 희끗한 40, 50대 중장년층까지 6000여 명이 몰렸다. 채용 담당자와 면담하기 위해 지원자들이 수십 명씩 늘어선 부스도 적지 않았다. 이력서용 사진을 촬영해 주거나 이력서 작성 방법을 상담하는 곳에도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지원자들은 대부분의 협력업체들이 지방에 있거나 이름이 알려져 있지 않은 곳이 많아 평소에는 쳐다보지도 않았겠지만 ‘삼성과 거래하는 회사’라는 좋은 이미지 때문에 찾게 됐다고 말했다. 4년제 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한 참석자는 “사전에 면접을 신청한 회사는 한 곳이었지만 부스를 돌아다니며 구체적으로 물어보니 근무조건이 괜찮은 회사들이 꽤 있었다”며 “다양한 회사들의 정보를 얻어 가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고교생들의 관심은 후성테크와 STS반도체 등 졸업 후 바로 취업할 수 있는 몇몇 업체에 집중됐다. 학생들과 함께 행사장을 찾은 삼천포공고 태석준 취업지도부장은 “아이들이 기술을 살리고 배울 만한 회사를 기대했는데 졸업과 동시에 취직할 만한 곳은 10곳이 채 안 됐다”면서도 “제자들이 취업 정보를 얻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소득”이라고 말했다.

최병석 삼성전자 상생협력센터 부사장은 “협력사 대표들이 만날 때마다 좋은 인력을 모으는 게 가장 어렵다고 호소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라며 “앞으로도 비슷한 행사를 자주 마련해 우수한 인력과 협력사를 연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서환한 인턴기자 경희대 신문방송학과 4학년  
#삼성#협력사 채용한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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