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경제뉴스]中-유럽 중앙銀 잇따라 금리인하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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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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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늘려 경착륙 막고 경기부양 노려

《 중국과 유럽이 동시에 기준금리를 내렸다는 소식이 최근 주요 기사로 소개됐습니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잇달아 금리를 내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

중국의 중앙은행인 런민은행은 6일부터 1년 만기 예금금리를 0.25%포인트, 대출금리를 0.31%포인트 내린다고 5일 고시했습니다. 런민은행은 지난달 8일 기준금리를 3년 6개월 만에 낮춘 데 이어 한 달 만에 다시 기준금리를 내린 것입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5일 정례 금융통화정책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1.00%에서 0.75%로 내린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1998년 ECB 출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이미 실질적으로 제로금리를 시행하는 미국 일본 등에 이어 유럽의 기준금리도 0%대에 진입한 것이죠.

금리는 쉽게 말해 돈을 빌려 쓴 대가로 지불하는 돈의 가격입니다. 금리는 자금에 대한 수요와 공급의 시장 원리에 따라 결정됩니다. 일반 상품과 마찬가지로 빌려줄 돈의 양이 상대적으로 많으면 떨어지고 적으면 올라갑니다. 또 거래되는 금융시장에 따라 금리 수준이 차이가 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금리는 일반 상품과 달리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아주 큽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국가는 금리가 금융시장에서만 결정되게 놓아두지 않고 정부나 중앙은행이 직접 규제하거나 시장 개입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런민은행과 ECB의 이번 금리 인하 조치가 바로 여기에 해당됩니다. 금리를 높이거나 낮춰 자금의 수요와 공급, 배분을 조절하는 것이죠.

금리는 경기 조절 기능을 합니다. 금리의 움직임은 가계의 저축, 기업가의 투자활동, 물가수준, 국가 간 자금흐름, 경기 변동 등 국민 경제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칩니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면서 바람직한 수준으로 유도하려 합니다. 예를 들어 경기가 침체됐을 때 금리가 너무 높으면 투자나 소비수요가 억제됩니다. 이는 경기 회복에 걸림돌이 되므로 금융당국은 금리를 인하합니다. 반대로 경기 과열 때 금리가 낮은 수준으로 형성되면 경기를 진정시키기 어렵기 때문에 금리를 높이는 것이죠.

동시에 금리는 자금 배분 기능을 합니다. 금리가 높을 때는 고금리를 부담하고도 많은 이익을 낼 수 있는 부문이 아니라면 돈을 빌리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 때문에 높은 금리는 이익을 많이 낼 수 있는 쪽으로 더 많은 자금이 흘러가게 하죠.

이번 중국 런민은행의 금리 인하는 경착륙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목표치는 7.5%였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이를 달성하지 못한다는 우려감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은 유럽 재정위기 등에 따른 선진국의 수요 악화로 제조업이 위축됐습니다. 중국의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월 50.4보다 0.2포인트 낮아진 50.2였습니다. 지난해 11월(49.0)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죠. 특히 중국은 이번에 예금금리를 대출금리보다 더 많이 내렸습니다. 이는 자금난에 시달리는 기업이 금리 인하로 시중에 풀린 자금을 이용해 설비투자를 늘려 경기를 되살리라는 중국 정부의 바람이 담겨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ECB도 마찬가지입니다. 유로존(유로화 쓰는 17개국)의 재정위기 장기화로 글로벌 경기 둔화가 심각해지자 금리를 내렸습니다. 여기에는 가계와 기업의 이자부담을 줄이고 설비투자를 유도해 경기를 부양하려는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특히 ECB는 이번에 예금금리를 기존 0.25%에서 0%로 낮췄습니다. 이는 유동자금이 ECB로 돌아오는 것을 막고 기업과 가계로 흘러가게 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유로존의 경기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요. 한국은 대외 의존도가 높아 런민은행과 ECB가 내리는 경기 진단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국은행은 매월 둘째 주 목요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국내외 경기전망 등을 참고해 기준금리를 결정합니다. 이달 12일 열리는 한은 금통위가 중국과 유럽의 금리 인하 추세에 동참할지 주목됩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런민은행#유럽중앙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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