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한국 주식시장은 해외 변수에 따라 크게 출렁였다. 연초 코스피 2,000을 손쉽게 돌파했던 증시가 5월 폭락세로 돌변하자 투자자들은 갈피를 잡기 어려웠다. 이럴 때 증권사 전문가들의 추천을 따랐다면 어떻게 됐을까. 이는 증권사 모델포트폴리오 수익률을 보면 알 수 있다. 모델포트폴리오는 증권사들이 매달 초 내놓는 ‘대표 투자전략’으로 추천 기업과 종목별 투자 비중을 담고 있다. ○ 증권사 절반, ‘헛다리’ 추천
9일 펀드평가업체 제로인에 따르면 주요 18개 증권사 가운데 9곳은 올 상반기 모델포트폴리오 수익률이 코스피 변동률인 1.55%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의 절반이 ‘헛다리’를 짚은 셈이다.
18개 증권사의 평균 모델포트폴리오 수익률도 1.04%로 나타나 같은 기간 코스피 변동률을 밑돌았다. 혼란한 증시에서 증권업계가 제대로 투자전략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증권사별 성적은 크게 엇갈렸다. HMC투자증권의 모델포트폴리오는 업계 1위인 4.52%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이어 KB(4.16%) 동부(3.43%) 솔로몬(2.90%) 키움(2.43%) 등이 수익률 상위 5개 증권사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NH농협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증권 등은 마이너스 수익률에 그쳤다.
수익률 상위 증권사들은 대형주를 사고파는 시기를 잘 고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1분기에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등 시장 주도주 비중을 높였다가 5월 전후로 다시 축소했다. 실제 HMC투자증권은 1분기 포트폴리오 전체를 대형주로만 구성했다가 5, 6월에는 중소형주 편입 비중을 늘리며 수익률 1위를 지켜냈다.
반면 수익률 하위권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현대차 등의 상승세가 꺾인 2분기에 뒤늦게 이들 종목의 비중을 늘렸다. 이은경 제로인 연구원은 “2분기 들어 증시 변화에 맞춰 대형주를 줄이고 경기 방어주나 중소형주 비중을 늘린 증권사가 선전했다”고 풀이했다. ○ “하반기, 철강·금속 운수장비 유망”
증권사들은 철강·금속, 운수장비 업종을 하반기 유망업종으로 꼽았다. 6월 말 각 증권사가 새롭게 제시한 7월 모델포트폴리오에 따르면 철강·금속 업종의 비중이 전월 대비 평균 0.85%포인트 늘어난 6.63%를 차지했다. 운수장비 업종도 전달보다 0.80%포인트 증가했고, 금융 업종과 전기가스업 등도 소폭 늘어났다.
전기전자 업종의 투자 비중은 전월 대비 1.40%포인트 감소하며 가장 많이 줄었고 건설(―0.58%포인트), 서비스 업종(0.48%포인트) 등도 비중 축소가 권유됐다.
종목별로는 기아자동차(0.60%포인트) SK이노베이션(0.54%포인트) 삼성SDI(0.53%포인트) 등의 비중이 전달보다 늘어 여름 증시의 추천 종목으로 선정됐다. 증권업계는 삼성전자(―1.29%포인트), LG전자(―0.81%포인트), 호남석유(―0.70%포인트) 등의 투자 비중을 축소하도록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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