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가 쌍용건설을 인수할 확률이 높아졌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12일 마감한 쌍용건설 매각 2차 예비 접수에 참여한 후보자가 없어 이랜드만 유일하게 예비 견적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캠코가 이달 30일로 예정된 최종 견적서 제출 마감일까지 다른 인수의향자가 참여할 길을 열어 놓아 아직 결과를 속단하긴 이르다. 그러나 2차까지 추가 참여자가 없었고 박성수 이랜드 회장의 쌍용건설 인수에 대한 의지가 어느 때보다 커 큰 변수가 없는 한 인수에 한발 더 다가간 것으로 평가된다. 이랜드는 박 회장의 지시 아래 전사적으로 쌍용건설 인수를 위해 뛰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박 회장은 오랫동안 건설사 운영에 대한 꿈을 갖고 매물로 나온 건설사 인수에 관심을 둬 온 것으로 알려졌다. 계열사인 이랜드건설이 있지만 기술력이 요구되는 대형 고급 건물을 짓기에는 역부족이라 “건설사 인수는 오랜 꿈”이라고 말해 왔다는 것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롯데, 신세계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건설사를 계열사로 둔 것처럼 유통사업을 확장하려면 기술력이 좋은 건설사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쌍용건설은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호텔처럼 고급 호텔 시공 능력과 엔지니어링 기술이 뛰어나 매물로 나왔을 때부터 면밀히 검토해 왔다”고 말했다.
특히 박 회장은 쌍용건설 인수에 재도전하며 “요즘 건설경기가 어렵더라도 중견 건설사를 인수해 제대로 잘해보고 싶다. 이랜드만의 성공모델을 보여주고 싶다”며 강한 의지를 최근 밝혔다.
이랜드가 쌍용건설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가장 큰 이유는 이랜드그룹의 유통, 레저, 해외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랜드는 레저테마도시 사업을 그룹의 미래 비전으로 세우고 제주중문단지 인수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어 향후 그룹 내 건설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랜드는 현재 국내 호텔 3개, 국내 리조트 11개, 해외 호텔 1개 등 15개점을 운영하고 있다.
무엇보다 해외사업 분야에서의 시너지가 가장 폭발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쌍용건설이 중국 내에 직영매장만 5400여 개를 운영하고 있는 이랜드와 함께 중국에 진출한다면 아시아 전 지역에서 건설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랜드는 내년까지 홍콩증시에 기업공개(IPO)를 마친 뒤 10억 달러(약 1조1500억 원) 규모를 조달해 이를 토대로 신사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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