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불안이 지속되면서 하반기 금융투자시장에서 ‘안전’이 투자의 관건으로 떠올랐다. 수익성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위험이 적은 상품에만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 이에 발 맞춰 금융투자업계도 기존의 금융상품에 다양한 헤지(위험회피) 수단을 접목하고 있다. 주가연계증권(ELS)에 원금보장 옵션을 추가하거나 위험 회피와 절세 효과를 함께 노린 상품이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 원금손실 구간 낮춘 ‘수비형 ELS’ 속속 출시
올 상반기 사상 최대 발행 규모를 기록하며 인기를 모았던 ELS는 ‘수비형 ELS’로 모습을 바꿔 하반기 공략에 나선다. 개별종목 또는 지수와 연계해 수익을 내는 ELS는 올 3월 발행금액이 5조2653억 원으로 월 기준으로 최고액을 보이는 등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유럽 재정위기 여파 등으로 발행금액이 점차 줄어들자(4월 4조8027억 원, 5월 4조9964억 원, 6월 3조4413억 원) 업체들은 적극적 대응에 나섰다. 원금손실 구간을 대폭 낮춰 위험을 줄이는 게 하반기 상품의 특징이다.
각 증권사는 원금손실 한도를 최초기준가의 40∼50%까지 낮춘 상품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원금손실 한도를 최초기준가의 45%까지 낮춘 상품을 내놓아 인기를 모았고, 동양증권은 원금손실 한도를 35%까지 낮춘 상품을 공개했다.
조기상환 때마다 원금손실 구간을 2%씩 낮추는 ‘가변적 원금손실 구간 적용 상품’과 이자를 매달 지급하는 ‘월 지급식 ELS’도 시장에 주목을 받고 있다.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큰 종목형 ELS도 원금손실 보완장치를 갖췄다. 개별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종목형 ELS는 지수형 ELS에 비해 변동성이 커 하락장에는 수요자의 외면을 받아 왔다. 박은주 한국투자증권 ELS 마케팅 팀장은 “이르면 다음 주부터 원금손실 보완장치를 적용한 종목형 ELS 상품을 투자자에게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세금이라도 아끼자’
안전자산에 절세를 결합한 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물가연동국고채와 브라질국채, 연금저축 등이다. 물가연동국고채는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소비자 물가지수의 상승분만큼 채권의 원금이 늘어나고 원금 증가분엔 세금이 적용되지 않는 대표적 절세상품이다.
금리 1.5%의 1만 원권 물가연동 국고채권에 투자한 후 소비자 물가지수가 3% 오를 경우, 1년 후 원금은 300원(3%) 증가한 1만300원으로 오르지만 300원에 대한 과세는 이뤄지지 않는다. 이자분에는 세금이 적용되지만 동일한 수익률의 상품에 비해 세금을 아낄 수 있다. 언제든지 중도 환매가 가능한 것도 장점.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8%에 달하지만 조세협약에 따라 이자소득에 세금을 물지 않는 브라질국채도 주목받는 상품이다. 최근에는 원·헤알화 환율 변동분을 물가 상승에 연동해 위험도를 줄인 브라질 물가연동국채도 투자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김종석 우리투자증권 압구정WMC 부장은 “채권에 투자할 땐 채권가격의 적정성과 물가상승률 예상치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며 “안전하면서도 비과세인 연금저축 상품도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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