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과 점심 먹고 싶어요”… 삼성직원 2000명 신청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14일 03시 00분


이건희 회장 ‘친근 이미지’ 변신… LG 구본무 회장은 ‘엄부’ 모드

‘회장님과 점심 먹고 싶어요.’

삼성그룹이 임직원을 대상으로 마련한 ‘이건희 회장(사진)과의 점심’ 이벤트에 희망자가 2000명 가까이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13일 밤 참가 신청을 마감한 뒤 희망자들이 직접 올린 사연과 계열사, 성별, 직무 등을 고려해 다음 달쯤 10명을 선정할 계획이다. 식사 날짜와 장소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회장과의 점심’ 이벤트는 올해로 취임 25주년을 맞는 이 회장과 직원 사이의 거리감을 좁히려는 취지에서 마련했다. 이 회장은 4월 여성 임직원들과 식사 자리를 갖는 등 직원들과 만나는 자리를 부쩍 늘리고 있다.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회장과의 점심’ 참가 희망자들이 올린 사연 중에는 톡톡 튀는 가벼운 내용이 많았다”며 “회장을 어렵게만 생각하던 과거와 비교하면 상상하기 어려운 변화”라고 말했다.

삼성 안팎에선 최근 몇 년 사이 이 회장의 스타일이 확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회장이 매주 두 차례 이상 회사로 출근하는 것부터가 과거와 많이 달라진 점이다. 과거엔 절제된 화법으로 화두를 던져 경영의 큰 방향을 제시했다면, 6시 30분 출근처럼 현장에서 행동으로 보여주는 식으로 경영 스타일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또 올 상반기에 예고 없이 삼성전자 중국 총괄과 그룹 미래전략실장을 교체하는 등 지난해부터 시작된 수시 인사체제를 새로운 전통으로 굳히는 모양새다. 재계에선 연말 정기인사만 고집하던 삼성이 ‘깜짝 인사’로 유명한 현대자동차의 인사 스타일을 닮아가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 회장과는 반대로 부드러운 이미지였던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과거와 달리 올해 들어 목소리를 높여 주목을 받고 있다. 구 회장은 최근 공개적으로 “각 계열사의 경영 전략에 실질적인 방향이 부족했다”고 지적하는가 하면 “뼛속까지 바꾸라”는 체질 변화를 주문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최고경영자(CEO)의 변신은 위기 극복 리더십 중 하나”라며 “스스로 변신하는 모습을 통해 새로운 전환을 임직원에게 주문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이건희 회장#점심#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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