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동반침체 위기]中 식어가는 ‘바오바 엔진’… 한국 수출약발 갈수록 떨어져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14일 03시 00분


■ 한은, 올해 성장률 전망 3.0%로 또 하향 조정

글로벌 경제 동반침체 위기
올해 한국 경제가 2%대 성장으로 주저앉을 위기에 놓였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 3.0%는 국내외 주요 기관의 전망치 가운데 가장 비관적인 수준이다. 중국과 유럽, 미국 등 3대 경제권의 장기 침체로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가 직격탄을 맞는다면 한은의 전망치조차 달성할 수 없게 된다. 불과 3개월 전인 4월 올해 경기 흐름으로 예상됐던 ‘상저하고(上低下高)’는 ‘상저하저’로 바뀌게 됐다.

○ 수출기업 악영향 현실화

한은이 내놓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 3.0%는 정부의 3.3%나 국제통화기금(IMF)의 3.25%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신운 한은 조사국장은 이날 “(3% 성장률 전망치는)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볼 수 있다”며 “중국 및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이 둔화되고, 대외여건 악화로 국내 소비 및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부문별로 상품 수출이 주요국 경기 침체로 4월 전망치 4.8%보다 낮은 4.4%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에서 수출의 기여도(1.3%포인트)는 내수 기여도(1.6%포인트)를 이미 밑돌아 ‘수출 한국’이라는 이름이 무색해졌다. 내수가 좋아졌다기보다는 수출이 상대적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수출 둔화의 가장 큰 요인은 수출 비중이 23.2%인 중국과 9.3%인 유럽연합(EU)이다. 특히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치를 밑돈 데다 중국 정부가 수출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내수 활성화 정책을 발표한 점이 한국 경제에 악재로 꼽혔다. 2011년 한국의 대중 수출에서 부품 등 중간재 비중이 72.0%나 된다. 중국은 이를 가공해 제3국으로 수출하기 때문에 중국이 수출 위주의 정책을 유지해야 한국 경제에 유리하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지면 한국의 경제성장률도 0.4%포인트 떨어진다”고 말했다.

○ 2%대 성장도 배제 못해

한은은 민간소비가 4월 전망치보다 0.6%포인트 떨어진 2.2% 증가하고 설비투자는 0.4%포인트 낮은 5.8%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 둔화가 실물경기에 미치는 악영향으로 볼 수 있다.

또 한은은 올해 상반기 2.7%, 하반기 3.2%로 ‘상저하저’ 성장 구조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신 조사국장은 “수치상 하반기가 나은 걸로 보이지만 정부 재정 효과를 빼면 하반기 역시 분기별 1% 성장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률을 0.2%포인트 올릴 것으로 분석된 하반기 재정투자지출 8조5000억 원이 없다면 사실상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대인 셈이다. 여기에 중국이나 유럽, 미국의 경기가 더 악화된다면 성장률 2%대는 확실시된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3%보다 낮거나 높아질 수 있지만 실제 성장률이 전망치보다 낮게 나올 가능성인 하방 리스크가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 역시 경제성장률 전망치 3.0%를 낙관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김동구 삼성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유럽 재정위기의 불확실성에 따라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것인데 유럽 위기가 대책 없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이미 2%대 성장 전망을 내놓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올해 3월 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7%로 낮췄고 7월 2.5%로 다시 내렸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경제성장률 전망#경제 동반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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