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쇠고기 수입 ‘광우병’ 이전보다 20%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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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17일 03시 00분


■ 6월 수입량 1만1800t


지난달 미국산(産) 쇠고기 수입량이 올해 들어 처음 1만 t을 넘었다. 광우병 발병 이전으로 미국산 쇠고기가 정상적으로 수입되던 올 1월 수입량보다도 20% 증가했다. ‘광우병 불안감’이 빠르게 사라지면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소비심리가 빠르게 회복됨에 따라 한동안 수입을 중단했던 업체들이 한꺼번에 수입량을 늘리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 수입량 1만 t 돌파

16일 농림수산식품부와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은 1만1800t으로 집계됐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은 △1월 9390t △2월 8827t △3월 9295t 등 9000t 안팎을 유지하다 미국에서 광우병 발병 소식이 알려진 4월에 7263t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두 달 만에 38%나 증가했다. 올해 가장 수입량이 많았던 1월보다도 20%나 증가한 수치다.

미국산 쇠고기는 한 달 평균 8000∼9000t이 수입돼 왔다.

지난달 수입량이 1만 t을 돌파한 것은 수입업체들이 국내 미국산 쇠고기 시장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산 쇠고기가 잘 팔릴 것으로 보고 광우병 발병 때문에 수입을 유보했던 물량까지 한꺼번에 수입하면서 수입량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실제로 광우병 발병 이후 줄었던 미국산 쇠고기 판매액은 벌써 예년 수준을 회복했다. 이마트에 따르면 5월 둘째 주(5월 10∼16일) 미국산 쇠고기 판매액은 광우병 발병 직전인 4월 셋째 주(4월 19∼25일)의 23%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그 다음 주부터 바로 판매액이 증가세로 돌아서 지난주에는 76%까지 상승했다. 특히 이마트가 판촉 행사를 연 6월 셋째 주(6월 14∼20일)에는 4월 셋째 주 대비 137%의 판매액을 기록하기도 했다.

○ 여름 휴가철에도 이례적으로 증가

식품 전문가들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먹을거리 사고’가 발생해 판매가 급감하면 다시 이전 평소 판매액의 50%를 회복하는 데 평균 100일 이상 걸린다. 2004년 만두파동 때는 의혹을 받던 업체 중 상당수가 무혐의 판정을 받았지만 104일 뒤에야 50%를 회복했다.

2008년 농심 새우깡은 쥐 머리가 발견된 이후 평소 판매액의 50%를 회복하는 데 106일이 걸렸다. 그러나 농식품부 모니터링 결과 미국산 쇠고기 판매액은 이미 6월 둘째 주에 4월 셋째 주의 65.3%까지 판매액이 올라온 것으로 나타났다. 50%를 넘는 데 50일이 채 걸리지 않은 셈이다.

여름 휴가철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쇠고기 판매액이 오히려 여름철에 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여름 휴가철에는 가격이 비싼 쇠고기보다는 저렴한 돼지고기나 닭고기를 즐겨 먹어 쇠고기 소비는 평소 수준을 유지하거나 줄어들 때도 있다. 쇠고기는 여름철이 한참 지나고 추석이 와야 소비가 늘곤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가격이 저렴한 미국산 쇠고기를 사서 휴가를 떠나는 사람이 많아져 소비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산 쇠고기가 여름 휴가철 음식 풍경도 바꾸고 있는 셈이다.

농식품부 검역정책과 당국자는 “여름철에도 수입량과 판매액이 증가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미국산 쇠고기가 그만큼 보편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美쇠고기#광우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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